[르포]술 빠진 '드링크 재팬'…日생맥주 인기 비결은 '장비발'

[르포]술 빠진 '드링크 재팬'…日생맥주 인기 비결은 '장비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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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도쿄만을 오른편에 끼고 차로 한 시간가량 달리면 닿는 지바시 미하마구.


일본 최대 규모의 주류박람회 '드링크 재팬 2024(Drink Japan 2024)'가 열리는 '마쿠하리 멧세(Makuhari Messe·幕張メッセ)'는 바다를 등지고 넓게 펼쳐져 제철소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마쿠하리 멧세는 도쿄 '빅 사이트'에 이은 일본 2위의 전시시설로 일본 최대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인 서머소닉을 비롯해 도쿄 게임쇼(TGS),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의 공연장소로도 유명하다.


마쿠하리 멧세는 외관과 달리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마키 후미히코가 설계한 전시단지 내부가 단정하게 다듬어진 건물들이 하나같이 육교로 연결된 모습이 영락없는 공항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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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 달랐던 건 행사장 외관만이 아니었다.
국내 최대 주류박람회인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는 대부분 주류 및 음료 완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드링크 재팬은 완제품보다는 제품 생산을 위한 장비와 포장재, 소재 업체 등으로 부스가 구성됐다.


행사장 분위기도 한국과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일반 관람객이 70%에 달하는 국내 주류박람회가 시음잔을 들고 다니며 다양한 술을 맛보고 경험하는 화기애애한 축제 분위기라면,
드링크 재팬은 무채색 오피스룩을 차려입은 직장인들이 진지하게 사업에 관한 정보를 교류하고 파트너를 물색하는 장이었다.


실제 이날 살펴본 드링크 재팬 2024는 일본 주류산업의 최신 기술과 트렌드가 총망라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에는 일본 최대 규모의 음료기술 기업간거래(B2B) 무역박람회라는 타이틀에 맞게 618개 업체가 참가하고, 90여개의 다양한 세미나가 진행되는 등 3일간 1만4000명 이상 방문해 주류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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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를 주최한 RX 재팬의 신타로 다키 영업통괄은 "드링크 재팬은 주류와 음료 등 액상식품에 특화한 전시회로는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며 "90여개의 다양한 콘퍼런스를 마련해 업계 트렌드와 미래 전망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업계 관계자들의 네트워킹을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혁신 기술전시회인 만큼 박람회를 찾은 방문객들은 최고의 혁신을 경험하고 주류 및 음료 생산을 위한 최고의 솔루션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올해 행사는 주류 생산 및 양조 구역, 포장재 구역, 재료 구역, 크래프트 비어 구역 등 크게 4개의 구역으로 나눠져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바이어와 출품업체 간의 비즈니스 상담이 활발하게 진행했다.
생산 및 양조 구역에선 다양한 양조·증류 장비를 들고 선보인 장비업체 '코토부키 테크렉스(Kotobuki Techrex)'가 눈에 띄었다.


노리유키 마쓰모토 코토부키 테크렉스 대표이사는 "최근 소규모 맥주와 위스키 제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제조 장비에 대한 발주가 늘고 있다"며 "일본은 물론 중국 장쑤와 태국 아유타야에 현지 공장을 설립해 제조 장비를 생산하고 있고, 일본 기술자가 현지에 상주해 수시 점검을 통해 제품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토부키 테크렉스는 현재 아세안 지역을 비롯해 북미와 남미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고, 일본 시장 외에도 점점 확대되는 아세안과 아프리카 시장 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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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구역에는 천연 과일 주스, 프로바이오틱스, 슈퍼푸드 및 다양한 기능성 식품 성분을 취급하고 있었다.
매실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나카노 BC(Nakano BC)' 관계자는 "매실 관련 엑기스와 분말 등을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고, 음료와 식품 등에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완제품도 생산해서 한국에도 일부 제품이 수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크래프트 비어 구역에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일본 수제맥주 업계의 양조 기술 전시와 함께 전문가 포럼이 추가돼 무역의 비밀과 맥주 생산을 위한 인기 제품 개발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제맥주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유럽 쪽의 참가 의뢰가 많이 늘었다"며 "아시아 주변 국가에서도 소규모 양조장이 많이 생긴 영향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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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업체도 찾아볼 수 있었다.
국내 최대의 생맥주 케그 업체인 신한산업의 오경민 차장은 "생맥주를 보다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케그를 생산해 국내 유수의 주류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는데, 몇 해 전부터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일본 맥주시장에서는 대부분 플라스틱 소재의 일회용 케그인 ‘원웨이 케그(One Way Keg)’를 주로 사용하고 있어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다소 있지만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자연 RX 재팬 매니저는 "일본 최대의 주류 및 음료 설비 관련 박람회인 드링크 재팬에 관심을 두고 참여하거나 방문하는 한국 기업들도 몇 해 전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며 "드링크 재팬은 새로운 장비와 기술 그리고 다양한 솔루션을 살펴보고 상호 교류하는 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바(일본) = 구은모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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