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주류 유통의 핵심 채널로 부상하면서 주류광고 규제 위반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주류 판매를 위한 온라인 마케팅에 전력을 쏟으면서 위반 건수도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민건강증진법을 위반한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GS리테일이었다.
BGF리테일 역시 위반 건수 3위에 올랐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은 각각 편의점 GS25와 CU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GS리테일의 올해 8월까지 국민건강증진법 위반 건수는 104건로, 주류 제조업체인 OB맥주(47건)나 대선주조(30건)보다도 많았다.
BGF리테일의 위반 건수도 34건이었다.
편의점 업체들의 위반 사례는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GS리테일(282건)과 BGF리테일(141건)이 각각 위반 건수 상위 2위와 3위에 올랐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주류광고는 술의 품명과 종류, 특징을 알리는 것 이외에 판매촉진을 위해 경품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아선 안 된다.
광고의 내용 역시 음주를 직·간접적으로 권장하는 내용을 포함할 수 없고, 운전이나 작업 도중 음주하는 모습이 나올 수 없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주류 제품을 광고하면서 게시물을 공유하는 고객에게 경품을 제공하거나, SNS 게시글에 음주를 권유하는 내용의 문구를 담았다.
일부 업체는 맥주 등 주류를 테마로 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했는데, 관련 마케팅을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펼치면서 적발 건수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주류광고 규정 위반 건수는 매체별 위반 건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올해 7월까지 전체 주류광고를 모니터링하고 시정조치를 내린 결과, 전체 매체의 위반 건수(649건) 중 SNS 등 통신매체를 통한 위반 건수가 96%(625건)를 차지했다.
이 기간 전체 주류 광고 건수(34만4678건) 중 통신매체를 통한 주류광고가 1.2%(4134건)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위반율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TV나 라디오 등 방송매체에서의 주류광고 34만200건 중 위반 건수가 15건에 불과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편의점 업계가 최근 들어 주류 신제품 출시에 맞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점도 건강증진법 위반 건수가 급증한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집에서 술을 제조해 마시는 '홈술족'이 늘면서 편의점 업계는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전통적으로 편의점에서 인기가 많았던 맥주나 소주 외에도 와인과 위스키를 취급하는 곳이 늘었고, '믹솔로지(술과 음료를 섞어 마시는 것)' 트렌드를 반영한 하이볼 등 이색 주류의 출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 업계가 차별화 주류에 대한 홍보와 고객 혜택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이를 적극 개선해 나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관련 법률을 적극 준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