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세대 V낸드플래시를 적용한 고성능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을 출시했다. 전날 업계 최초로 8세대 V낸드 적용 PCIe 4.0 차량용 SSD 'AM9C1'를 개발, 연내 양산하겠다고 밝힌 직후 소비자용 제품 출시 소식도 알린 것이다. 낸드·SSD 시장이 살아난 가운데 기업용 SSD 제품과 소비자용 고성능 SSD 제품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소비자용 신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PCIe 4.0 기반 고성능 소비자용 SSD 제품인 '990 EVO Plus'를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8세대 V낸드와 5나노 컨트롤러를 탑재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갖춘 제품이다. 연속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최대 초당 7250MB(메가바이트), 6300MB다. 전작 대비 각각 45%, 50% 향상됐다. 전력 효율은 70% 이상 개선했다. 같은 전력으로 데이터를 더 빨리 전송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990 EVO Plus에는 고용량 4TB(테라바이트) 제품이 추가됐다. 1TB, 2TB, 4TB 3가지 용량으로 출시된다. 특히 4TB 제품 임의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1050K IOPS(초당 입출력 명령어 처리 수), 1400K IOPS다. 제품 내부에 D램을 탑재하지 않아도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제품을 노트북·PC의 메인보드에 장착하면 성능, 용량 모두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게임·크리에이티브 등 고성능 기기로 작업하는 이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SSD 일부 영역을 SLC 캐시로 활용해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는 기능인 인텔리전트 터보 라이트 2.0 기술을 제품에 적용했다. 덕분에 데이터 전송 속도는 빨라졌고 데이터 지연은 최소화했다.
발열 리스크는 줄였다. 니켈로 코팅된 컨트롤러와 열 분산 라벨을 통해 제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시키도록 만들었다. 열 분산 라벨은 제품 동작 중 내부 부품에서 나는 열을 배출하기 위해 별도로 부착한 금속 라벨을 뜻한다.
오는 30일 배포할 예정인 '삼성 매지션 8.2' 소프트웨어를 통해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펌웨어 업데이트, 드라이브 상태 모니터링, 데이터 보호 등 제품 관리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은 사용자가 쉽게 기존 디스크 데이터를 신규 SSD로 복사하도록 매지션에서 지원하는 기능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AI) 스토리지 수요가 늘면서 낸드·SSD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판단, 기업용 SSD에 이어 소비자용 SSD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2023~2028년 SSD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약 26%다. 2028년 시장 규모는 약 550억달러(약 75조원)로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같은 기간 소비자용 SSD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약 23%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도 지난해 27억달러(약 3조6000억원)에서 2028년 78억달러(약 10조4000억원)로 3배가량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용 SSD 1등 기업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소비자용 SSD 시장 점유율은 35.1%로 1위였다.
손한구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브랜드제품비즈팀 상무는 "고화질 이미지와 영상 등을 작동하고자 고용량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스토리지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990 EVO Plus'는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와 큰 저장 용량을 제공해 일반 PC 사용자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한 사용자들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