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구 페이스북)가 최근 신형 혼합현실(MR) 안경 '오라이언'을 공개하며 애플의 비전 프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커넥트' 행사에서 이 프로토타입을 선보이며 기존 VR 헤드셋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력을 과시했다.
오라이언은 일반 선글라스처럼 생겼지만 강력한 AI 기능과 AR 기술이 탑재된 첨단 기기다. 무게는 99g에 불과해 착용감이 뛰어나며, 고가의 소재를 사용해 디자인도 세련됐다. 특히 유명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벤과 협업해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가치도 높였다.
기능면에서도 혁신적이다. 안경 렌즈에 홀로그램으로 영상을 투사해 영화 감상이나 화상 통화가 가능하고, AI 비서와 대화하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사용자의 시선과 손동작만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어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메타는 오라이언에 자체 개발한 'AI 어시스턴트'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보고 있는 사물이나 음식에 대한 정보를 즉시 제공하고, 요리법까지 안내해준다. 이는 애플 비전 프로에는 없는 기능으로, AI 기술력에서 메타가 한발 앞서 나갔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오라이언이 기존 VR·AR 기기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보고 있다. 구글 글래스나 초기 VR 헤드셋들이 실용성과 디자인 면에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것과 달리, 오라이언은 일상생활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현재 제작 단가가 1만달러(약 1300만원)에 달해 대중화를 위해서는 가격을 크게 낮춰야 한다. 메타는 고급 노트북 수준인 100만~200만원대로 가격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안경 착용자들을 위한 렌즈 맞춤 서비스도 필요하다. 애플이 비전 프로에서 이 문제를 해결했듯이, 메타도 시력 교정 기능을 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메타의 이번 발표는 실리콘밸리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애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애플 비전 프로의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가운데, 메타의 도전은 애플의 XR(확장현실) 전략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메타의 주가는 오라이언 공개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AI 겨울론이 제기되는 가운데서도 메타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메타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SNS 기업에서 AI 기업으로, 그리고 이제는 하드웨어 기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IT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오라이언의 성공 여부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메타가 언제 실제 제품을 출시할지, 그리고 얼마나 매력적인 가격과 기능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XR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벌어질 메타와 애플의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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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기자 [email protected] 강희종 기자 [email protected] 박수민 PD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