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사업부를 전영현 반도체(DS)부문 부회장 직할로 두고,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을 승진 임명했다.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장을 모두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또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기존 한종희 부회장 단독 체제에서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변화 가능성이 거론됐던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정현호 부회장은 유임됐다.
삼성전자는 2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장단 인사를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 단행한 것이다. 통상 12월 초에 진행하던 인사 시기를 조정한 것은 위기 극복과 미래 준비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쟁력의 근원적 회복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DS부문에 투입된 전영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부문별 사업 책임제를 확립했다. 특히 전 부회장은 핵심 사업인 메모리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로 관장한다. 또 삼성종합기술원(SAIT)도 함께 이끌며 메모리 경쟁력 회복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사장단 인사에서도 DS부문 변화가 두드러졌다. 한진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던 파운드리사업부를 맡게 됐다. 파운드리사업부에선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을 신설하고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을 임명했다. DS부문에는 사장급 경영전략담당 보직도 신설됐다.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배치됐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은 유임돼 기존처럼 디지털가전(DA) 사업부장을 겸임한다. 한 부회장은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 역할을 맡아 전사적인 품질 역량 강화를 주도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파운드리 사업부에 사장급 CTO 보직을, DS부문에는 사장급 경영전략담당 보직을 신설했다"며 "글로벌 리더십과 우수한 경영 역량이 입증된 시니어 사장들에게 브랜드와 소비자 경험 혁신 등 도전과제를 맡겨 회사의 중장기 가치 제고에 주력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혁신을 막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사업지원TF는 정현호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재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에 이어 곧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이 어려운 만큼 올해의 임원 승진 규모는 예년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성, 외국인, 기술 인재의 중용 기조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인사와 조직 개편이 완료된 이후 12월 중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도 사업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예주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