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가 잇따라 뷰티 제품 판매에 뛰어들고 있다. 화장품 판매전문점인 헬스앤뷰티(H&B) 스토어나 e커머스뿐 아니라 생활용품점과 편의점, C커머스(중국 e커머스)까지 뷰티 제품을 앞다퉈 들이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초저가를 내세우는 C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 26일부터 국내 뷰티 브랜드 전문관인 '뷰티 탭(Beauty Tab)'을 오픈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뷰티 탭은 국내 브랜드들의 뷰티 제품들을 판매하는데, 고객 맞춤형 뷰티 상품 추천(큐레이션)을 제공한다.
알리의 뷰티 탭은 한국상품 전문관인 한국 상품 전문 채널인 '케이베뉴(K-Venue)'를 통해 선보인다. 케이베뉴가 셀러들에게 입점 및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아 타 채널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는 타임딜 등 할인을 진행하는 한편, 광군제(11월11일), 블랙 프라이데이 등에 맞춘 프로모션도 진행할 예정이다.
같은날 이마트 계열의 편의점 이마트24는 화장품브랜드 플루와 에센스, 바디스크럽, 클렌징폼 등 뷰티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마트가 선보인 제품은 ▲플루 시카부스터 에센스100(5개입) ▲플루 바디스크럽 75㎖ ▲플루 클렌징폼 75㎖ 등 3종이며, 이 중에서도 에센스 제품은 미세침을 활용해 유효성분의 흡수를 돕는 마이크로니들 제품이다.
CU도 엔젤루카와 협업해 균일가 소용량 화장품 3종을 선보였다. CU가 출시한 제품은 ▲콜라겐 랩핑 물광팩 ▲순수 비타민C 세럼 ▲글루타치온 수분크림 등 스킨케어 3종인데, 가격은 모두 3000원으로 동일하다. GS25도 듀이트리의 마스크팩과 토너 등 4개 제품을 전국 매장에서 판매 중인데, 모두 1만원 이하의 가격이 책정됐다.
다이소 효과 …너도나도 가성비 화장품 벤치마킹 유통업계에서 1만원 이하의 가성비 뷰티 제품을 선보인 것은 생활용품전문점 다이소가 '뷰티 맛집'으로 부상하면서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이면서다.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인 다이소도 지난해부터 화장품 제품의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다이소에 신규 입점한 뷰티 브랜드는 2022년 7곳에서 지난해 20곳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지난 7월까지 신규 입점 브랜드가 20곳에 달해 7개월 만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이소에 입점한 VT코스메틱스의 기초화장품 '리들샷'은 입소문을 타면서 품절 대란을 빚기도 했다.
그 결과 화장품 매출은 크게 늘었다. 다이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뷰티(기초화장품+색조화장품) 제품군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17%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 기업들이 다이소에서 스킨케어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편의점의 뷰티 성장 잠재력은 더 크다. 최근 편의점 뷰티 제품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CU의 연도별 화장품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2년(24.0%), 2023년(28.3%)과 같이 나타났고, GS25에서도 기초화장품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이 2022년(35.5%)과 2023년(54.1%)으로 나타났다.
과거 편의점에선 립케어 제품이나 클렌징티슈 등이 많이 팔렸지만, 최근에는 마스크팩과 소용량 스킨케어 등의 기초화장품 판매 비중이 늘었다. CU가 올해 1월부터 9월22일까지의 화장품 카테고리별 전년 대비 매출 증감률을 살펴본 결과, 마스크팩(37.8%), 스킨·로션(24.7%), 클렌징(18.2%) 등 상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GS25에서도 올해 1월부터 8월 초까지의 화장품 카테고리별 매출 구성비가 기초화장품 69.5%, 색조화장품 30.5%로 나타났다.
편의점 화장품의 제품군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주요 소비자가 트렌드에 민감한 1020 젊은 세대여서다. 이들이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뷰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으로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CU의 화장품 연령별 매출 비중에서 10대가 42.3%, 20대가 32.3%로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의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GS25에서도 화장품 구매 고객의 절반가량이 1020 세대였다.
이명환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