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유증 시야장애 ‘디지털 치료’…서울아산병원 첫 도입

뇌졸중 후유증 시야장애 ‘디지털 치료’…서울아산병원 첫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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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모바일 앱 ‘비비드브레인’
강동화 신경과 교수가 개발
임상서 시야 민감도 호전 입증
환자 맞춤 알고리즘 프로그램
병원 방문없이 VR기기로 훈련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뇌졸중 후유증으로 시야장애(갑자기 시야가 흐려지거나 초점이 맞지 않는 현상)를 앓고 있는 김 모 씨(57·여)에게 첫 비비드브레인 처방을 진행했다.
환자는 12주 동안 VR 기기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시지각(시각 감각 기관에 의한 지각) 학습 훈련을 지속하면서 손상된 시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치료를 받게 된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이 뇌졸중으로 시야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치료제 ‘비비드브레인(vividbrain)’의 정식 처방을 시작했다.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뇌졸중 환자에게 디지털 치료제 '비비드브레인'을 통한 시지각 학습 방법과 치료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비비드브레인은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가 개발했다.
이는 시각 자극에 대한 반복적인 학습 훈련을 통해 시각 정보 인식능력을 향상시키는 시야장애 디지털 치료제다.
가상현실(VR)에 기반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됐다.

이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국내 세 번째 디지털 치료제이기도 하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시야장애 환자를 위한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뇌졸중 환자 20%, 시야장애 경험… VR로 시야 민감도·뇌 유연성↑

시야장애는 뇌졸중 환자의 약 20%가 경험하는 후유증이다.
시각피질인 후두엽이 손상돼 시각 정보의 일부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강 교수는 “시야장애를 겪는 환자들은 운전이나 독서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며, 좁아진 시야로 인해 사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지만 전 세계적으로 명확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비드브레인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시지각 학습 훈련을 시행할 수 있다.
VR기기를 착용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후 VR화면에 시지각 과제가 나타날 때마다 조이스틱을 누르는 훈련을 반복하면 된다.
시각 자극에 대한 지각능력을 꾸준히 학습하면서 시야 민감도를 향상시키고, 뇌의 유연성과 적응력을 의미하는 뇌 가소성을 촉진해 뇌졸중 병변 주변의 잠자는 뇌를 깨우는 개념이다.

비비드브레인은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시야장애의 양상과 패턴 분석을 위해 시지각 평가 과정을 거쳐 최적의 훈련 위치를 찾는다.
이후 훈련 성적에 따라 자동으로 난이도를 조정하는 등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환자들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학습 결과에 대한 즉각적인 확인이 가능하며,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 개선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훈련 진척도에 따른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비비드브레인, 국내 3번째 디지털치료제… 시야 개선 임상 결과 입증

강 교수는 직접 창업한 디지털 치료기기 전문기업 뉴냅스와 함께 2022년 10월부터 10개월간 국내 의료기관 12곳에서 환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비비드브레인을 통해 환자들의 시야 민감도가 유의미하게 호전됐음을 입증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장애 개선에 안전하고 잠재성 있는 혁신의료기술로 평가받았다.
이에 지난 6월 복지부 고시가 발령됨에 따라 의료현장에서 처방이 가능해진 것.

강동화 교수는 “비비드브레인은 기존 치료제가 없는 시야장애에 대해 검증된 효과를 가진 첫 디지털 치료제”라며 “환자 맞춤형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화된 프로그램인 만큼 지속적인 시지각 학습 훈련을 통해 개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아산병원을 시작으로 다른 국내 병원에서도 비비드브레인 처방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미국,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비비드브레인이 전 세계 시야장애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 많은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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