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톡]'겨울론' 캐즘' 넘는다, 전기차 반도체 전쟁

[칩톡]'겨울론' 캐즘' 넘는다, 전기차 반도체 전쟁

M 최고관리자 0 7

최근 증권가에서 불거진 ‘겨울론’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미래에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전기차가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에 필요한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각사가 개발 중인 제품들도 속속 공개되면서 본격적인 시장 경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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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2평 남짓한 전기차의 공간은 반도체 기업들에 무한한 기회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훨씬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고 본다.
전력 관리, 안전 시스템, 통신 및 네트워킹,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기능별로 다양한 반도체가 필수적이며, 인공지능(AI) 탑재 차량은 더욱 복잡한 반도체 솔루션이 필요하다.
이는 반도체 기업들이 전기차용 반도체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는 중요한 이유다.


전기차는 화재 사고와 이에 따른 배터리 이슈 등으로 일시적인 수요 정체(케즘) 현상을 겪고 있지만, 곧 높은 수요를 회복하고 반도체 기업들에 많은 일거리를 안겨다 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 세계의 시장조사기관들은 캐즘에도 전기차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란 전망을 수정하지 않았다.
옴디아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8% 이상 성장하고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1044억5400만원(약 14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첨단 기술’ 집약된 차량용 반도체

차량용 반도체는 다른 반도체보다도 첨단 기술이 집약돼 있다.
요구되는 사항들도 많고 이에 맞춘 기술들이 투입된다.
차 안의 공간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더욱 작아지고 집적화돼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기업들로선 각자 가진 기술력을 증명하는 데 더없이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우선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을 갖춰야 한다.
자동차는 운전자가 여러 장소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후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
가뭄, 홍수, 폭설 등 극한 상황을 맞닥뜨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곳에서 장시간 운행할 가능성도 있다.
그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될 수 있어야 한다.
품질은 15년 이상 보증돼야 하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수명은 10년 이상 길어야 한다.
통상 운전자들은 차 하나를 구입해서 10년 가까이 몰고 다닌다.
차량용 반도체도 이에 맞는 수명을 요구받는다.
최근에는 안전성을 강하게 요구받는다.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있고 난 이후 운전자들은 안전 문제를 민감하게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차량의 안전과 관련된 시스템에 많이 사용되고 안전 인증을 충족해야 한다.
반도체가 쓰이는 안전 시스템으론 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ABS), 에어백 제어, 차선 이탈 경고, 자율 주행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온도가 높은 자동차 엔진룸, 전기 모터 주변에 탑재될 수 있는 차량용 반도체들은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반도체 기업들은 자동차 제조 속도에 맞춰 차량용 반도체는 안정적으로 생산해서 공급할 수 있는 공정을 갖춰야 하는 숙제가 있다.


차로 넘어간 HBM 경쟁

AI 칩의 높은 수요로 확전된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커지면서 새 국면을 맞을 조짐을 보인다.
HBM은 차에서도 여기에 탑재된 AI 칩의 연산 기능을 높이기 위해 활용된다.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차량용 제품을 발 빠르게 만들기 시작하며 경쟁의 고삐를 당겼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량용 HBM4E를 2027년까지 개발하겠다고 했다.
용량과 대역폭은 각각 48기가바이트(GB), 초당 2테라바이트(TB)로 일반 HBM보다 더 키웠다.
전기차의 자율주행은 일반 HBM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능과 용량을 요구하는데 이에 맞춰 만들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세계 1위에 오른 HBM 기술력을 앞세워 이미 구글 자회사 ‘웨이모’에 HBM2E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차량용 HBM을 상용화한 회사는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차량용 4세대인 HBM3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양사는 HBM 외에도 다양한 차량용 반도체들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퀄컴에 차량용 플랫폼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에 탑재되는 차량용 메모리 ‘LPDDR4X’를 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은 최대 용량이 32GB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차 안에서 즐기는 정보시스템) 시스템을 지원한다.
근래에는 업계 최초로 8세대 V낸드를 적용한 차량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오토모티브 스파이스 레벨2 인증을 받는 등 차량용 SSD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오토모티브 스파이스는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개발 품질역량을 평가하는 국제표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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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차와 협력 강화

업계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간 협력 동향도 주목한다.
양사는 1994년 삼성의 자동차 사업 진출로 관계가 소원했지만, 2020년 5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회동한 후 기술동맹이 맺어졌고 최근 구체화됐다.
협력은 통신,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서 반도체도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대차에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2025년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운전자에게 실시간 운행정보는 물론 고화질 멀티미디어 재생, 고사양 게임 구동 같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지원한다.
반도체 설계기업 암(ARM)의 전장용 중앙처리장치(CPU) 10개가 탑재됐고 고성능·저전력 D램을 지원해 최대 6개의 고화소 디스플레이와 12개의 카메라 센서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운전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주변을 빠르게 파악해 더욱 안전한 주행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도 강화됐다.



김형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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