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대한체육회 노동조합이 이기흥 체육회장을 향해 “결자해지 자세로 차기 회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도 과도하게 체육단체에 개입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체육 개혁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체육회 노조는 18일 출입기자단을 통해 ‘대한민국 체육의 봄은 올 것인가’라는 제하의 성명을 냈다.
노조는 ‘한국이 파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음에도 참담하고 어두운 리더의 그림자 밑에서 기쁨과 보람을 얻을 수 없었다’며 ‘최근 불거진 조직 난맥상과 관련해 조합원은 사무처 인력이라는 한계와 무력감에 갇힌 채 별다른 내부 견제의 목소리를 내지 못 해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기흥 회장이 2016년 회장으로 처음 선출된 이래 2019년 IOC 위원으로 선임되고 2021년 연임에 성공하기까지 힘을 키워오는 동안 각종 정관계 인맥까지 내세우며 위세와 영향력을 자랑하던 과정에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용기 있게 대항할 기틀을 갖추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 회장 체제에서 성과도 언급했다.
노조는 이 회장 재임 8년 동안 체육회 재정 규모가 국민체육진흥기금 기준 2700억원에서 4100억원으로 약 1.5배 늘었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22년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총회,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2027 충청하계유니버시아드 등 주요 국제스포츠 행사를 성공적으로 유치·개최해 국제적 위상을 드높였다고 했다.
다만 ‘이런 공적은 이 회장 혼자만의 힘이 아닌 여러 체육인의 협력과 체육회 조합원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 회장 체제에서 민주적 소통 구조가 사라지고 정확한 선임 절차와 역할을 알기 어려운 특별보좌역을 비롯해 각종 비선의 입김이 거세졌다’고 꼬집었다.
특히 8일 이 회장과 조합원 간 타운홀 미팅에서 이 회장의 답변은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못해 공허했다고 비판했다.
불출마를 요구한 이유다.
노조는 문체부에 대해서도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합친 통합 대한체육회를 조직하고 체육회장 선거제도를 주도적으로 바꿔 그 결과 당선된 사람이 이 회장이라며 문체부가 이런 부분에서 반성한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또 ‘체육회가 공공기관으로 성실히 주어진 책무를 다하고 정부 부처에 협력할 필요성이 있음을 노조는 인정하며 체육 개혁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접근에도 동참할 자세가 돼 있으나 문체부가 그저 ‘말을 잘 듣는’ 체육회 조직을 만들기 위해 권한을 남용한다면 결연히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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