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근 시황이 불황 터널을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국내 철근 생산량 1, 2위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가격 방어를 위해 생산량을 더 줄이기로 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이달 중 이틀간 공장 가동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6월부터 주간 대신 전기료가 저렴한 야간에만 생산하며 원가 줄이기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비용 절감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근무체제를 3교대에서 2교대로 전환해 주간 근무 타임을 하나 없앴는데, 이틀간 가동중단을 추진할 경우 생산량은 규모 대비 53%까지 떨어지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셧다운 날짜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다음 달에도 추가 감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제철은 지난 2월부터 인천공장 전기로에 대해 6개월간 특별보수를 진행한 데 이어 당진제철소도 9월부터 12월 중순까지 3개월간 정기보수를 진행한다. 통상 정기보수가 2~3주간 이어지는 것을 고려할 때 이번 보수는 사실상 생산량 조절을 위한 감산 조치로 풀이된다.
생산량을 더욱 줄이는 건 철근 가격이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3분기는 건설업 성수기로 철근 수요가 크게 늘어야 하지만 올해는 침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감산으로 철근 가격은 9월까지 t당 67만9000원에서 81만원까지 상승했지만 10월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며 둘째 주(11일)엔 t당 77만원으로 떨어졌다. 수익성 확보 기준가인 90만원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감산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등 철강 선진국들은 이미 야간 조업으로 생산량을 상시로 줄이고 있다"며 "공급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게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