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장)성우 형 전화 왔어요.”
LG가 삼성에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플레이오프 2패 후 1승이다. 분위기를 확실히 바꿨다. ‘안방마님’ 박동원(34)은 역사를 쓰고자 한다. ‘패패승승승’이 마냥 꿈이 아니다.
LG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과 경기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2패 후 1승이다. 분위기를 확실히 바꿨다.
선발 임찬규가 5.1이닝 3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3.2이닝 2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두 명으로 이겼다. 타선에서는 홍창기가 5회말 결승 희생플라이를 쳤다.
그리고 결승 득점은 박동원이다. 2회말 1사 3루에서 투수 땅볼에 그쳤다. 5회말에는 볼넷으로 나갔다. 박해민 희생번트 때 2루에 들어갔고, 문성주 중전 안타 때 3루까지 갔다. 홍창기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경기 후 박동원은 “내가 좋은 찬스를 한번 놓쳤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볼넷 나간 후 주루 플레이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러면서 결승 득점까지 됐다. 결국 (홍)창기가 잘 쳐줘서 된 것이다. 창기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문성주 타구 때는, 사실 집중하고 있었는데, 공이 투수를 거쳐서 지나갔다. 투수 땅볼에 걸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스타트가 늦었다. 스타트만 잘했다면 (문)성주가 결승타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성주에게 미안하다”고 설명했다.
포수로서 역할도 좋았다.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수비 때는 조심해야 할 부분만 생각했다.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임)찬규가 너무 잘 던졌다. 에르난데스도 너무나 잘 던져줬다. 덕분에 완벽한 승리를 따낸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찬규가 볼 던질 때와 스트라이크 던질 때 타이밍을 잘 안다. 덕분에 좋은 투구가 나왔다. 중요한 경기라 더 신중하게 던지고 있는 것 같다. 에르난데스는 홈런을 안 맞을 수 있도록, 강한 타구가 나오지 않도록 만들어야 했다. 코스에 신경 썼다. 투수가 완벽하게 던져줬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반격에 성공했다. 역대로 ‘패패승승승’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1996 현대(vs 쌍방울), 2009 SK(vs 두산), 2023 KT(vs NC)가 있다. 가장 최근이 바로 지난해다. 주역으로 활약한 장성우가 박동원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박동원은 “(장)성우 형이 연락해 왔다. ‘작년이 우리가 리버스 했다. 너희도 할 수 있다’고 조언해줬다. 성우 형 말대로 리버스 스윕 할 수 있도록, 남은 경기 준비 잘해서 역사를 써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KT는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졌다. 이후 창원 원정에서 두 판 모두 따냈다. 다시 홈으로 돌아와 3-2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를 통과했다. 극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LG가 같은 길을 걷지 말라는 법은 없다. 활활 타오르던 삼성 타선을 차갑게 식게 만들었다. 상대 강점을 억제했다. 반면 자신들의 강점은 그대로 유지했다. 꽤 의미가 있는 1승이다. 단순 1승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해본 사람’의 기운도 받았다. 4차전까지 잡으면 진짜 모른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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