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제니'도 못 막았다…'만년적자' 성장 엔진 꺼진 컬리[위기의 e커머스]②

천하의 '제니'도 못 막았다…'만년적자' 성장 엔진 꺼진 컬리[위기의 e커머스]② …

M 최고관리자 0 9

국내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컬리는 큐텐 계열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의 유탄을 정통으로 맞았다.
티메프 사태 직후 김슬아 컬리 대표의 ‘해외 도피설’이 급속도로 퍼진 것이다.
티메프 미정산 피해액이 일파만파 커지자 e커머스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됐고,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e커머스 기업부터 위기설이 돈 것이다.
컬리는 창립 이후 적자가 지속된 점이 소문의 근거가 됐다.


컬리는 올해 누적적자로 인해 쌓인 2조3000억원에 가까운 결손금을 털어내고, 영업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다만 코로나19 엔더믹(주기적 유행) 전환 이후 오프라인 유통으로 분산된 데다, e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세가 한 자릿수로 주저앉으면서 지속 성장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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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적자 컬리…뷰티 신사업 불구 성장률 '1%'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는 2014년 12월31일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에도 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사실상 제자리다.
컬리의 매출액은 2022년 2조372억원에서 지난해 2조773억원으로 4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성장율은 1.96%다.
컬리가 올해 3월 공개한 IR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1월 론칭한 뷰티컬리 신사업은 1년간 누적 거래액이 3000억원에 달한다.
뷰티컬리의 지난해 거래액 성장률 85%를 고려하면 본진인 식품 사업이 부진했던 셈이다.
컬리는 지난해 첫 오프라인 행사인 '컬리 푸드 페스타'를 개최하며 식품 사업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당시 행사에는 2만여명이 몰렸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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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측은 "컬리는 2017년부터 뷰티 카테고리를 팔아왔다"면서 "(3000억원)거래액만큼 (컬리의 전체)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뷰티컬리 론칭 이전부터 뷰티 매출이 발생했던 만큼 기저효과가 없었다는 설명인데, 이는 컬리가 공개한 뷰티 성장율과 배치된다.


컬리는 2015년 국내 첫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뒤 폭풍성장을 해왔다.
출범 첫 해 29억원이던 매출은 매년 세자릿수 성장율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대유행을 거치면서 온라인 쇼핑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2020년 1조원 매출을 돌파했고, 이듬해 2조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매출이 큰 폭으로 둔화됐고, 올해 상반기도 성장율이 한 자릿수(6.08%)에 그쳤다.
컬리는 최근 뷰티 매출이 론칭 후 3년 동안 2배 성장해 거래액 규모가 5000억원을 넘었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도 실적을 견인하지 못한 모습이다.


허리띠 졸라맨 컬리…정산주기 바꿔 현금 확보

적자폭은 지난해 연말 2000억원대에서 대폭 줄었다.
지난해부터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로 원가를 낮추고 각종 비용을 감축하면서다.


실제 컬리는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비중을 68.3%까지 낮췄다.
매출원가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판매된 상품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컬리는 2020년 81.2%에 달하는 매출원가비중을 이듬해 72.43%. 지난해 70.27%까지 내려갔다.
컬리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사올 때 가격을 낮춰 마진을 많이 챙겼다는 이야기다.


올해부터는 납품업체에 대한 정산주기도 바꿔 유동성을 확보했다.
티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 원인으로 꼽혔던 판매대금을 입점사에 늦게 주면서 현금 보유 기간을 늘린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컬리는 현금성 자산이 1720억원으로, 지난해 연말보다 300억원 넘게 늘었다.
반면 납품업체에 지급할 외상값인 매입채무는 이 기간 1495억원에서 2265억원으로 770억원이 불어났다.


납품업체를 쥐어 짜 적자 탈출에 나선 것이다.
컬리는 매출이 급증했던 2022년 납품액 신장 목표를 달성했을 때,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로부터 받는 장려금을 모든 납품업체로부터 확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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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는 그동안 적자가 쌓이면서 불어난 2조원이 넘는 결손금을 털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한다.
이를 위해 23일 임시주총을 열고 자본잉여금 2조3532억원으로 올 상반기 기준 결손금 2조2709억원을 보전하는 '자본잉여금의 결손보전 및 이익잉여금 전입 승인의 건'을 의결할 에정이다.
조단위 결손금으로 인해 붙은 '적자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다.
티몬과 위메프의 경우 적자가 지속되면서 결손금이 각각 1조5221억과 7559억원이었다.


투자금 회수 압박…쪼그라든 기업가치 '딜레마'

컬리는 그동안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하며 적자를 메우고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를 위해 2021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당시 적자 기업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벌어지면서 한 차례 철회한 바 있다.


업계에선 컬리가 상장을 재추진하기 위해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 컬리는 지난해 5월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아스펙스캐피탈로부터 1200억원을 추가 투자받으면서 흑자전환을 약속했다.
흑자전환에 실패할 경우 우선주와 보통주 전환비율을 1대1에서 1대1.84로 조정한다는 조건이 걸렸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김슬아 대표의 지분은 5.69%까지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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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는 올해 상반기 세금·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에비타) 흑자를 선언했다.
EBITDA는 이자비용과 세금과 회계상 처리되는 유무형 감가상각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으로,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에비타 흑자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다만 실제 영업손실은 올해 1분기 1억8000억원에서 2분기 82억원으로 다시 적자폭이 확대됐다.


기업가치도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전날 컬리의 종가는 1만200원으로, 시가총액은 4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1년 말 프리IPO에서 인정받은 4조원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조성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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