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가 오는 27일 경기도 용인에서 개최하는 모터스포츠 축제가 티켓 오픈 당일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완성차 기업의 수장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인 만큼 양국 모터스포츠 팬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주최 측이 ‘현대 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행사 티켓 예매 사이트를 오픈한 지난 8일 하루 만에 3000석 전석이 매진됐다. 국내에서 모터스포츠 행사가 예매 시작 당일 전석 매진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양사는 이번 행사로 한국 모터스포츠 문화 저변이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레이싱 관람뿐만 아니라 시승 행사 등 체험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한정된 인원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별도 임직원 할당 티켓 없이 순수 일반 관람객 중심의 예매를 진행, 매진 기록을 세우면서 행사의 화제성을 입증했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이 직접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평소 ‘레이싱 마니아’로 알려진 도요다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직접 운전대를 잡을 예정이다. 이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정 회장이 함께 이벤트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행사는 모터스포츠를 통한 양사 화합뿐 아니라 기술력을 뽐내는 경쟁의 장(場)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 1·3위 업체인 도요타와 현대차가 앞으로 만들어 나갈 협력과 경쟁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는 앞선 전기차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레이싱카 ‘아이오닉 5 N TA 스펙’을 전시한다. 이 차는 미국 로키산맥의 파이크스 피크 봉우리를 오르는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 경기에서 연달아 신기록을 세웠다. 아이오닉 5 N은 시중 판매 차량과 동일한 제원의 차로 비개조 부문 역대 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또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기술력을 보여주는 ‘N 비전 74’를 전시한다. 이 차는 포니 쿠페 디자인과 첨단 수소연료전지를 결합해 만든 수소 하이브리드 콘셉트카다.
도요타는 ‘수소 엔진’ 기술력을 뽐낸다. 수소 엔진은 연료전지의 중간단계 없이 수소를 연료로 바로 사용하는 동력 기계다. 기존 내연기관 구동 방식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비싼 연료전지 스택을 활용하지 않아도 돼 경제적이다. 이번 행사에서 도요타는 유명 만화 주인공 차로 알려진 ‘스프린터 토레노’를 기반으로 만든 수소 콘셉트카 ‘AE86 H2’를 국내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공개하고 액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액체 수소 엔진 GR 코롤라’를 선보인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양사의 적극적인 기술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글로벌 수소 에너지 분야 톱티어인 두 회사가 주도하면 수소엔진, 수소연료전지 등 구동계 관련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소 생태계 조성 가속화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또 현대차의 선도적인 전기차 기술력과 후륜 하이브리드 등 도요타의 앞선 하이브리드 기술 간의 교류도 가능해 보인다.
우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