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근대5종 ‘맏형’ 정진화(35·LH)가 꿈을 이뤘다. 선수 인생의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하겠다는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정진화는 14일 경남 진주의 경남체고 운동장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근대5종 남자 일반부 5종에서 펜싱, 수영, 장애물, 레이저런(육상+사격) 합계 153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펜싱 243점, 수영 302점, 장애물 경기 322점, 합계 867점으로 연성호(873점·충남)에 이어 2위를 달렸다. 레이저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이 은퇴경기다. 선수로서 삶을 마감했다.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2017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로는 최초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전웅태(광주광역시청), 이지훈(LH)과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대한민국 근대5종 맏형으로 동생들을 이끌었다.
은퇴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정진화는 “이 장면을 꿈꾸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랜 기간 대한민국 근대5종을 대표한 정진화는 이젠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실업팀 선수 생활을 이어가더라도 예전만큼 열정을 쏟기는 힘들 것이라 봤다.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하고 싶지 않았다. 은퇴를 결정했다.
정진화는 “내 인생 마지막 근대5종 경기다. 어느 때보다 마음가짐이 남달랐다. 많은 분이 응원하는 앞에서 1등으로 운동 인생의 마침표를 찍게 돼 정말 영광이고 뜻깊다”고 덧붙였다.
또한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 운동선수로서는 끝이지만, 이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입사한다. 직장인 모드에 맞도록 제2의 정진화를 불사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국체전 남자 일반부 5종 경기에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승마를 대신할 장애물 경기가 처음으로 치러졌다. 정진화는 장애물에서 13위를 기록했다.
정진화는 “장애물 경기에서는 순간의 실수로 순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침착함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은 훈련 방법일 것 같다. 정신력을 가다듬으면 좋을 것”이라며 후배들의 앞길을 응원했다.
정진화는 마지막 전국체전에서 개인전 우승과 더불어 단체전 동메달도 목에 걸었다. 시상식 후 정진화는 후배들이 준비한 샴페인을 터뜨리고 얼굴에 쏟아부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은퇴 기념 케이크까지 손에 든 정진화는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으로 인생 1막을 마무리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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