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엄청 반갑네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에 ‘못 보던’ 무언가가 생겼다. 중앙 펜스 상공에 둥그런 전광판이 떴다. ‘브이문(V-moon)’이다. 왕조 시절 시민구장에 떠 있던 그 달이다. 팬들도 반갑다.
삼성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3년 전에는 플레이오프에서 허무하게 2패로 탈락했다. 올해는 다르다. 1차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라이온즈파크 개장 후 첫 가을야구 승리다.
정규시즌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달이 떴다’는 점이다. 가운데 펜스 하늘에 소형 전광판이 설치됐다. 크레인을 활용해 달을 허공에 걸었다.
푸른 달, 포효하는 사자의 모습이 떴고, 선수단 소개 등 각종 영상도 표출됐다. 그리고 이를 본 팬들도 감회에 젖었다. 왕조 시절을 소환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2011~2014년 찬란하게 빛났다. 통합우승 4연패를 이뤘다. 2015년까지 정규시즌 5연패도 달성했다. 당시 시민구장에도 ‘브이문’이 떴다. 당시 큰 화제였다. ‘어떻게 저런 걸 설치할 생각을 했을까. 대단하다’고 했다.
9년 세월이 흘렀다. 시민구장이 문을 닫았고, 라팍 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다시 달이 떴다. 선수단도 승리 기쁨을 맛봤다.
현장을 찾은 삼성 팬 김의혁씨는 “서울에서 왔다. 브이문을 보니 예전 생각이 난다. 그때도 어렵게 표를 구해서 대구로 내려왔다. 그땐 삼성이 최강이었다. 올해 완전히 명예회복에 성공했으면 한다. 최강삼성 파이팅”이라 했다.
또 다른 팬 박현아씨는 “오랜만에 보니 엄청 반갑다. 예전에는 신기하다는 생각이 컸다. 이번에 다시 보니 느낌이 또 다르다. 준비해준 삼성 구단에 감사하다. 한국시리즈까지 가서 오래오래 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LG 팬도 놀라운 듯하다. 박현우씨는 “당연히 우리 홈구장이 편하고 좋지만, 아무래도 잠실구장이 좀 오래된 구장이다 보니 아쉬운 부분은 있다. 라이온즈파크는 최신식 구장이라는 점부터 부럽다. 저런 달까지 띄울 수 있다는 점도 좋아 보인다. 잠실에 새 구장이 지어지면 우리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삼성 관계자는 “브이문은 2011년부터 쭉 설치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어려웠다. 우리 구단 시그니처 아니겠나. 9년 전과 비교하면 전광판 화질이 달라졌다. 팬들께서 반가워하신다니 우리도 좋다”며 웃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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