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시간을 품은 와인'…스페인 국보로 키워낸 와이너리 회장님

[인터뷰]'시간을 품은 와인'…스페인 국보로 키워낸 와이너리 회장님 …

M 최고관리자 0 1

"베가 시실리아(Vega Sicilia)는 시간을 한 병의 와인으로 표현해냅니다.
과거의 지혜와 현재의 풍요로움을 바탕으로 본질은 유지하되 독자적인 재해석을 통해 빈티지마다 각기 다른 화려함을 품은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


파블로 알바레즈(Pablo Alvarez Mezquiriz) 템포스 베가 시실리아 그룹 회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와인 양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베가 시실리아는 포도가 자라고 양조를 거쳐 숙성되는 모든 시간을 오롯이 한 병의 와인에 담아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라는 마법이 더해질 때 비로소 와인이 가진 고유의 향미와 풍미는 물론 분위기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알바레즈 회장은 올해 와이너리 설립 160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았다.
1864년 설립된 베가 시실리아는 1982년 알바레즈 회장의 부친이 인수한 와이너리다.
베가 시실리아에서 템프라니요로 만든 대표 와인 '우니코(Unico)'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아이콘 와인으로 꼽힌다.
우니코는 병당 가격이 100만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 탓에 국내에서 대중적인 인지도는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스페인의 '로마네 콩티(Romanee-Conti)'로 불릴 정도로 높은 품질을 자랑하며 스페인에서도 대기 리스트를 작성해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많아 수출량이 많지않다.
영국의 찰스 3세와 다이애나 비의 결혼식 연회 때 사용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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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가 시실리아, 세계적 와이너리로 키워낸 주역

알바레즈 회장은 베가 시실리아를 세계적인 명성의 와이너리로 키워낸 인물이다.
1990년 최고경영자(CEO)직에 오른 알바레즈 회장은 현대적인 와인 생산방식 도입 등을 통해 와인의 품질 향상을 주도했다.
그는 품질 혁신뿐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는데, 전 세계를 돌며 유수의 와인들과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진행해 베가 시실리아 와인의 품질을 입증했다.


베가 시실리아가 스페인의 국보급 와이너리로 거듭나면서 베가 시실리아가 뿌리내린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 지방도 최상급 와인산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알바레즈 회장은 "와이너리를 인수했던 1982년에는 이 지역에 와이너리가 십 여 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370여개까지 늘어났다"며 "레드 와인에 있어 리베라 델 두에로는 리오하(Rioja)와 더불어 스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산지"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알바레즈 회장은 베가 시실리아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와이너리 설립을 통한 도전도 이어갔다.
그는 "클래식한 베가 시실리아와 다른 모던한 스타일의 와인을 목표로 1991년 '알리온(Alion)'의 문을 연 데 이어 1993년에는 헝가리 토카이의 '오레무스(Oremus)'를 인수하며 해외로 발을 넓혔고, 이후 2001년 스페인 토로 지역에 '핀티아(Pintia)', 2004년 리오하에 '마칸(Macan)'까지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와이너리가 5개까지 늘어나면서 회사는 '템포스 베가 시실리아(TEMPOS Vega Sicilia)'라는 글로벌 와인 그룹으로 성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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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베가 시실리아의 첫 화이트 와인 '데이바'

알바레즈 회장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는 2019년 템포스 베가 시실리아의 여섯 번째 와이너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그 첫 번째 빈티지 와인이 올해 세상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데이바(Deiva)'로 명명한 새 와이너리는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주의 리아스 바이사스(Rias Baixas)에 터를 잡았다.
대서양 해안에 위치한 리아스 바이사스는 온화하지만 높은 강우량으로 습한 기후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기후적 특성은 껍질이 두꺼워 곰팡이성 질병에 강한 알바리뇨(Albarino)가 이 지역 대표 품종으로 자리 잡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템포스 베가 시실리아도 이곳에서 청포도 품종인 알바리뇨 와인을 선보인다.
다만 알바레즈 회장은 데이바의 와인은 기존 알바리뇨 와인과는 분명히 차별화된 와인일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는 "알바리뇨는 지금껏 알려진 것보다 훨씬 훌륭한 잠재력을 지닌 품종"이라며 "기존에 주로 만들어지던 가벼운 스타일과 다르게 알바리뇨 본연의 숙성 잠재력을 일깨우는 와인을 만드는 게 초점"이라고 설명했다.
포도의 높은 천연 산도와 잘 익은 핵과 풍미를 활용해 오크 숙성을 하지 않은 신선한 스타일로 생산하는 일반적인 알바리뇨와 스타일 면에서 차이를 두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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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장기 숙성이라는 베가 시실리아의 와인 양조 철학을 화이트 와인에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베가 시실리아는 아이콘 와인인 우니코를 와이너리에서 10년 동안 숙성시켜 출시하는 등 시간이 만들어내는 와인의 긍정적인 변화를 와인 양조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양조에서 시간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그룹명에 스페인어로 시간을 뜻하는 '템포스(Tempos)'를 사용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프리미엄 제품으로 3년 숙성을 거친 '아르넬라(Arnela)'와 상대적으로 접근성을 높인 2년 숙성 '데이바' 두 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이바는 템포스 베가 시실리아가 스페인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화이트 와인이다.
알바레즈 회장은 데이바가 이러한 상징성에 걸맞은 품질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업계에선 첫 빈티지가 최악의 빈티지라는 말이 있다"며 "완벽을 추구하는 템포스 베가 시실리아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리아스 바이사스 지역의 토양과 기후 연구를 통해 매년 개선된 빈티지 제품을 선보일 테니 시간이 갈수록 더 나은 와인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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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모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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