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의 경쟁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홈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가전의 개인화 경험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 한편 애플 역시 스마트홈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새로운 운영체제와 기기 개발에 나선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폰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스마트홈 시장 확대를 위해 홈 운영체제(OS), 스마트 디스플레이, 탁상용 로봇 등을 개발 중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엔드투엔드 경험을 만드는 방식으로 집안 곳곳 애플 화면과 소프트웨어를 배치하는 전략으로 스마트홈을 정복하기 시작했다"며 "향후 2년간 가정용 하드웨어가 애플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준비하고 있는 신제품들은 다른 브랜드와 상호 작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는 (스마트홈 시장에서) 아마존과 구글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데에 대한 조치"라며 "애플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 중 하나는 폐쇄적인 생태계에서 작동하는 프리미엄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애플의 다음 가정용 하드웨어가 성공하려면 가능한 많은 액세서리를 지원해야 하며, 애플은 이를 잘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폰아레나는 "애플이 집안 곳곳에 배치할 수 있는 아이패드와 유사한 저렴한 화면을 도입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용자는 콘텐츠 스트리밍, 페이스타임 통화, 웹 브라우징 등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공지능(AI)도 애플의 스마트홈 강화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애플 인텔리전스로 홈 제어 자동화, 애플리케이션·기기 및 미디어 제어 등을 지원하며 음성 비서인 시리가 앱 내부 기능을 조작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1000달러로 예상되는 ‘탁상용 로봇’의 작동 방식도 AI가 관리해 사용자의 행동과 발화를 감지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홈OS는 tvOS인 애플TV의 셋톱박스 운영 체제를 기반으로 구축된다. 최근 애플은 홈 앱을 개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이미 이달 초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24’에서 스마트홈 구축 방향을 밝힌 만큼 양사의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가족 구성원들의 음성을 인식해 외부인이 기기를 제어할 수 없게 하고 집안의 연결 기기와 센서를 활용해 온·습도 조절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TV·스마트 모니터·냉장고 등에 내장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및 앱인 스마트싱스를 스크린 탑재 가전으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1010억7000만달러(한화 약 137조2328억원)를 기록했다. 이 조사업체는 올해 그 규모가 1215억9000만달러(약 165조949억원)에서 2032년까지 6332억달러(약 859조7590억원)로, 연평균 22.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황서율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