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경영권 인수 후 회사 부채비율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3일 고려아연은 "MBK·영풍 측이 제시한 계산법에 따르면 이들이 경영했을 때 고려아연 부채비율이 1200%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다면 부채비율이 2030년까지 245%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고려아연 측은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신사업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투자 규모를 포함해 부채비율을 계산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자회사들을 통해 진행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고려아연 본체가 모든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전제를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관계자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투자액을 전부 고려아연이 감당할 거라는 가정하에 부채비율을 계산한 것은 고려아연의 전반적인 사업구조에 대한 이해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다.
MBK·영풍이 주장하는 부채비율 증가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경영권 인수 후 과도한 배당과 자산 매각, 핵심 기술 유출 등으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고려아연은 특히 사모펀드가 20%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MBK·영풍 연합이 경영권을 확보한 후에도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보다는 수익 회수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MBK·영풍이 공개매수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본비용을 고려할 때 연간 2366억원 이상의 수익을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 고려아연 측 주장이다. 반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에 사용되는 금융사 차입금은 연간 1300억원대의 금융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이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회사 신용등급을 떨어뜨려 이자율 상승과 이자 비용 증가로 악순환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고려아연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3%로,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A+/안정적'의 신용등급을 받았다.
이성민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