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도 화학도 AI시대'…노벨상을 휩쓸다(종합)

'물리도 화학도 AI시대'…노벨상을 휩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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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년 시작된 노벨상의 역사가 2024년 완전히 새로 쓰였다.
인공지능(AI) 전문가가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과학 연구가 실험실이 아닌 컴퓨터상에서 이뤄지는 AI 시대가 열렸음이 공인됐다.
AI를 활용한 과학연구에 박차가 가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9일(현지시간)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데이비드 베이커 워싱턴대 교수,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존 점퍼 연구원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세 사람은 단백질 설계 예측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번 수상은 하루 전 'AI의 대부' 제프리 힌턴 교수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데 이어 AI 분야의 연이은 쾌거다.
화학상 수상자들은 3차원 단백질 구조와 기능의 예측 및 설계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혁신적인 연구로 선정되었다.
과학분야 노벨상인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등 3분야에서 2건을 휩쓸었다.


허사비스는 힌턴 교수의 절친한 친구이자 구글 전 동료인 수상을 축하한 다음 날 자신도 수상자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 수상은 이미 예상된 바 있다.
노벨상 수상자 예측으로 유명한 클래리베이트는 올해 노벨 화학상 후보로 세 분야를 제시했는데, 이 중 3차원 단백질 구조와 기능의 예측 및 설계에 기여한 이들의 명단에 수상자 세 명의 이름이 올라있었다.
예상은 정확했다.


허사비스 CEO와 점퍼 연구원은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폴드'(AlphaFold)로 주목받았다.
알파폴드는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완승을 했던 '알파고'의 친척뻘이다.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 시스템으로, 2021년 발표된 관련 논문은 이미 1만6000회 이상 인용되었다.
최근 발표된 '알파폴드 3'은 더욱 진보된 기능으로 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알파폴드의 실제 연구 적용 사례도 있다.
201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래빗 스탠퍼드대 교수는 최근 알파폴드를 활용해 30일 만에 간암 세포를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는 성분을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알파폴드는 올해 알파폴드3로 진화하며 신약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로스먼 박사는 "AI 기술은 기초 과학 연구실과 산업 현장에서 새로운 발견의 시대를 열었다"며 "놀라운 정확도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능력은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약물 개발을 가속하는 데 있어 전례 없는 진전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베이커 교수는 로제타폴드(RoseTTAFold)라는 알파폴드2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 단백질 구조 예측 AI를 선보인 연구 결과를 인정받았다.


석차옥 서울대 교수는 "허사비스가 서울에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에서 승리한 후 앞으로는 과학분야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었다"면서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은 분야가 생체 분자 분석이다.
이번에는 컴퓨터 계산을 통해 실험 수준에 맞먹는 결과를 내놓아서 놀랍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알파폴드는 구조를 밝히는 것 대신에 구조를 예측해서 알 수 있는 도구다.
이를 활용하면 기계가 고장 나는 원인을 찾아 수리할 수 있듯이, 생명분자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충분히 노벨상을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노벨상은 보수적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으며, 수십 년간 기초과학연구에 기여한 인사들이 주로 수상했다.
하지만 이번 수상으로 AI 기술이 기초 과학 연구에 미치는 영향력이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앞으로 더 많은 AI 관련 연구가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종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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