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이끄는 BS사업본부가 LG디스플레이의 2조원 규모 중국 광저우 TV용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매각이 장기적으로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장기적으로 대만 등 패널 공급처를 다변화해 변수를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관심이 커진 화재예방충전기 신제품을 지난달 말 출시했으며,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 세계 전기차 급속충전기 1위 업체 스위스 ABB를 내년 말까지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장익환 LG전자 BS 사업본부장(부사장)은 10일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이 (중국 TCL그룹 CSOT로) 이관돼도 매각 종료 시점까지 LG디스플레이 납품 의무 계약 사항을 이행할 것이고 길게 보면 (공장 매각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업체들이 TV 수요 약세에도 가격 협상에서 물러서지 않으며 LCD 패널 단가가 높아져 원재료비 부담으로 LG전자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왔다.
장 부사장은 "과잉 공급 우려로 중국 업체가 가동률을 조정하는 등 변수가 있지만 대만 LCD 업체 등으로 (패널 수급을) 다변화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호텔용, 교육용 상업 디스플레이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LG전자는 강조했다. 사이니지 사업이 향후 발광다이오드(LED)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돼 차세대 마이크로 LED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백기문 LG전자 BS본부 ID사업부장(전무)은 "마이크로LED 후발 주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독일 인증기관 TUV로부터 최초로 시야각에 대한 색상 제공률 관련 인증을 받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며 "사이니지에서는 중국 하드웨어 스펙과 가격 경쟁력이 위협적일 정도로 올라왔지만,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서 차별화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LG전자는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센터(BIC)에서 국내 최초로 차세대 'LG 마이크로 LED'를 공개했다. LG전자는 차세대 LG 마이크로 LED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생산 과정부터 화질 알고리즘에 이르기까지 AI 기술이 폭넓게 적용된 제품이다. 생산 과정에서 AI가 약 2500만개(136인치 제품 기준) LED 칩 품질을 선별해 더 높은 화질을 보여주도록 돕는 제품이다.
LG전자는 전기차 안전성 관련 비즈니스에 역량을 쏟고 있다. LG전자 BS본부는 전기차 화재예방충전기 전력선통신(PLC) 모뎀을 내장한 신제품을 지난달 말 개발해 출시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미국 전기차 급속충전기 시장점유율 8%를 확보할 계획이다.
장 부사장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와 유럽, 중동 순서대로 전기차 충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국, 유럽은 전기차 충전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통상 전기차 충전기 한 대가 전기차 2~4대가량 충전하면 적절하다고 보는데 미국과 유럽은 충전기 1대당 전기차 약 16대를 충전해야 할 정도로 충전기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은 완속 충전기 중심으로 사업이 어느 정도 활성화된 만큼 향후 사업 비중을 낮출 것"이라며 "북미, 유럽, 중동 중심으로 사업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장 부사장은 인수합병(M&A)을 어느 업종 어느 업체와 추진할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BS본부는 전기차 충전기, 의료용 모니터, 로봇 사업을 '신사업'으로 분류하는데, 향후 M&A는 신사업 분야 위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장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M&A 관련 답변을 할 수 없지만, 한다면 우리는 신사업 쪽에서 할 것"이라고 했다.
M&A와 별개로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 세계 1위 ABB를 내년 말까지 추격한다는 기존 방침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장 부사장은 "제품 라인업, 품질, 신뢰성 등에서 ABB를 내년 말까지 따라잡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킬 것이고, 최근 전기차 충전기 분야에서 중국 업체들이 차별화된 원가경쟁력으로 해외 진출을 늘리는 만큼 중국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장 부사장은 기존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전기차 충전기 등 신사업 매출 모두 늘려 2030년까지 연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BS본부 매출은 5조4120억원이었는데 이를 6년 뒤 2배로 늘린다는 것이다. 장 부사장은 "도전적이지만 실현 가능한 목표"라며 "올 상반기 성장률이 약 8%였는데 2030년에도 이와 비슷한 수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평택=문채석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