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감사, FIFA 철퇴 속 홍명보도 피해자 해석…특혜론 ‘근거 없음’ 스스로 입증 [SS현장]

문체부 감사, FIFA 철퇴 속 홍명보도 피해자 해석…특혜론 ‘근거 없음’ 스스로 입증 [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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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홍명보 감독을 뽑으려고 불법을 조장한 건 감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어찌 보면 황당한 일이다.
대한축구협회(KFA)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등에 관한 특정 감사를 시행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최대 쟁점이던 ‘홍명보 내정 및 특혜 여부’와 관련해 이렇게 말하며 근거가 없다고 스스로 입증했다.

문체부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KFA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감사 관련 중간발표를 했다.
발표자로 나선 최현준 감사관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규정상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의 추천, 면접 과정을 불투명하고 불공정하게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홍 감독이 절차 문제에 개입하거나 부당한 일을 행사한 건 전혀 없다면서 사실상 ‘피해자’로 규정했다.
최 감사관은 “절차 문제 있지만 홍명보 감독과 (KFA의) 계약 무효 판단은 어렵다.
정무적 판단이 아닌 내부 토론을 통해 결정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을 향한 ‘특혜’, ‘내정설’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
특히 KFA 전력강화위원회 10차 회의 직후 정해성 전 위원장이 홍명보,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감독 순으로 1~3순위를 정리해 정몽규 KFA 회장에게 보고한 상황을 짚었다.
당시 정 회장은 홍 감독 1순위 추천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정 위원장에게 바그너, 포옛 감독을 유럽 현지에서 직접 만나보라고 지시했다.
정 위원장은 곧바로 사임 의사를 전했고 이 이사가 최종 감독 선임 업무를 대리 진행했다.

문체부는 이 이사의 자격 문제와 더불어 “정 위원장이 결정한 후보자 순위에 따라 홍 감독을 먼저 만났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 이사는 정 회장 지시대로 바그너, 포옛 감독을 만나기 위해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고 귀국 이후 홍 감독을 만나 감독직을 제안했다.

최 감사관은 ‘정 회장이 이 이사에게 바그너, 포옛 감독을 만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면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재차 강조했다.
절차적 정당성과 관련해 홍 감독은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다만 몇 가지 규정 위반 등 절차 문제의 최종 책임자인 정 회장에 대해서는 “아직 끝나지 않은 (감사) 사안이 있기에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10월 말에 정 회장에 대한 처분 요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역시 법적 제재 건은 아니다.
문체부는 이날 처분 요구와 관련한 예시로 문책·시정·주의·개선 요구, 권고·통보라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과 궤를 같이한다.
FIFA 규정 19조 ‘회원 협회의 독립성’ 1항에 보면 ‘각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하며 제3자가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하면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제3자는 정부, 의회, 정당 등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을 총망라한다.
위반 시 징계를 받을 수 있는데 지난달 30일 FIFA는 최근 KFA를 향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 문체부 감사를 언급하며 ‘경고 성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2014년 나이지리아, 2018년 시에라리온 등 여러 국가 축구협회가 정부의 인사 개입 등으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최 감사관은 “KFA의 독립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전문적인 분야다.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 여론과 상식 관점에서 판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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