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 내놓는다더니… 요원해진 삼성 중고폰 사업

국내도 내놓는다더니… 요원해진 삼성 중고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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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중고폰(리뉴드폰) 소개 페이지 갈무리 [사진=삼성전자 북미]

삼성전자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중고폰(리퍼폰·리뉴드폰) 시장 진출을 타진 했지만 차별화 전략 부재로 시장 진입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고폰 시장은 AI 스마트폰 등 200만원에 육박하는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 현상 심화로 수요가 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중고폰 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모델 다변화, 갤럭시 브랜드 가치 상승 등을 전망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 부문에 '갤럭시 밸류 이노베이션팀'을 꾸려 중고폰 사업 기틀을 마련했다.
그러나 중고폰 시장에서 기존 사업자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 부재로 여전히 사업 진출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회 종합국정감사에서 강봉구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이 국내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지 1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중고폰 시장은 중고 거래 전문 플랫폼인 민팃, 당근마켓, 중고나라를 비롯해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 KT(계열사 KT M&S)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는 중고폰 키오스크로 거래를 운영 중인 민팃과 제휴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 스마트폰은 약 3억 940만대가 시장에 출하됐으며 이는 전년(2억 8260만대) 대비 9.5%가량 증가한 수치다.
연평균 성장률은 8.8%로, 2027년에는 중고 스마트폰이 4억 3110만대에 이를 예정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국내 중고폰 거래 규모는 지난해 778만대 수준으로, 최근 3년간 꾸준히 성장해 왔다.
중고폰 1대당 평균 매입가는 26만원으로, 최근 5년간 2배 이상 상승했다.
중고폰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과 별개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꾸준한 마진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가 단순 매입보다 수리 후 판매에 주력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중고폰을 매입해 선별하고 검사한 뒤 판매하는 것은 유의미한 마진을 남길 수 있지만, 새것처럼 외관을 고치거나 핵심 부품을 교체할 경우 비용이 증가해 판매가가 상승한다.
이럴 경우 중고폰의 핵심 가치인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떨어져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중고폰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갤럭시 S와 A 등 주력 모델 신규 판매 주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에 삼성전자는 '갤럭시 바꿔보상' 등 신규폰을 판매할 수 있는 보상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바꿔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갤럭시 Z 폴드·플립6'를 구매한 고객이 최근 10만명을 돌파했다.
여기에 기존 중고폰 사업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도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사업 진출에 발목을 잡고 있다.
고객이 내놓은 중고폰 상태에 대한 적절한 등급 산정과 이를 검토하기 위한 인력 투입, 판매 후 문제 발생 시 해결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차별화 전략이 제시될 때까지 신중한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중고폰 시장이 커지고 있으나 개인 간 직거래가 다분해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이 마진을 남기기 쉬운 구조가 아니다"며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기에 내부적으로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김민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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