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배달앱 중개 수수료가 10%에 육박하자 외식업계에 '이중가격제'가 확산하는 가운데 업계 1·2위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중가격제란 배달앱 메뉴 가격을 매장 판매 가격보다 높게 책정하는 것이다. 배달앱 중개 수수료 부담이 날로 커지자 가격을 차등 조정해 수수료 부담을 낮추려는 의도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가 이달 24일부터 매장과 배달앱 메뉴 가격을 각각 다르게 운영하는 데 이어 맥도날드도 25일 이중가격제를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롯데리아는 세트 메뉴를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매장보다 1300원, 단품은 700~800원 더 비싸게 받는다. 맥도날드도 빅맥 세트를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매장가보다 1300원 비싼 8500원이다. 한솥도시락도 오는 10월 1일부터 배민·쿠팡이츠·요기요 전용 판매가를 별도로 운영한다. 메뉴별 배달앱 전용 판매가는 다음달 1일 공개할 예정이다. 외식업계가 이중가격제를 잇달아 도입하는 이유는 배달앱 수수료 부담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이 배달앱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각종 비용이 배달앱 매출의 4분의 1에 달하기 때문이다. 배달앱 입점업체 측이 293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 7월 기준 배달앱으로 인해 부담하는 각종 비용이 앱을 통해 발생한 매출의 24%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시 말해 배달앱 주문건으로 100만원을 벌면 24만원을 플랫폼에 지급한다는 의미다. 그렇다 보니 외식업계는 과도한 배달앱 수수료가 이중가격제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솥도시락 측은 "배달앱 3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가 무료배달 서비스에 따른 각종 비용을 지속해서 인상하고 해당 비용을 가맹점에 부담시켜 배달 매출의 약 30%를 배달앱에 지불하는 상황"이라며 "가맹점 수익이 남지 않는 상황이 돼 배달앱 전용 판매가를 별도로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중가격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자 책임 소재를 두고 배민과 쿠팡이츠는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먼저 쿠팡이츠는 지난 24일 "자사는 고객 배달비 전액을 부담해 업주에게 어떤 부담도 전가하지 않는다"며 "이중가격제는 특정 배달 업체에서 무료 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이라며 사실상 배민을 직격했다. 이에 배민 측은 쿠팡이츠 주장에 대해 "당사가 제공하는 배민배달(배민 라이더가 배달을 수행하는 건)과 가게배달(업주가 배달대행사와 자율적으로 계약해 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무료배달 혜택 관련, 타사와 동일한 자체배달 상품인 배민배달은 현재 경쟁사와 동일하게 고객 배달팁을 당사에서 부담한다. 업주가 부담하는 중개이용료는 9.8%이고, 업주 부담 배달비는 2900원(서울 기준)으로 모두 경쟁사와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또 "경쟁사에는 없는 가게배달은 고객 배달팁을 업주가 직접 설정한다"며 "(쿠팡이츠가) 왜곡된 자료로 여론을 호도하는 데 유감이다. 이같은 주장을 지속할 경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중가격제를 두고 배민과 쿠팡이츠가 갈등을 벌이는 사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27일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배민이 독과점적 지위에서 배달앱 이용료를 2차례에 걸쳐 대폭 인상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