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종양학회 2024, 암환자 생존율 향상 열쇠 찾다[AK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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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말기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혁신적인 연구 결과들이 대거 발표됐다.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번 학회에는 149개국에서 3만4000여 명이 참석해 2186개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항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학회의 가장 큰 특징은 말기 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연구 결과들이 다수 발표됐다는 점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면역항암제 등 최신 약품을 활용해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기존 약물로 암 진행을 늦추기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에게 장기 생존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간암 치료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간암 환자 10명 중 6명은 5년을 살기 힘들며, 암이 뇌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 5년 생존율은 3%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와 표적항암제 '이므브릭'을 병용한 결과, 간암이 뇌로 전이된 환자의 5년 생존율이 31%로 크게 향상됐다.
이는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 10배 이상 높은 수치로, 말기 간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는 결과다.


유방암과 위암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특수 유방암인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87%까지 높이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일반적인 유방암 치료제의 표적이 되는 세 가지 수용체가 모두 없어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키트루다는 위암 환자의 사망 가능성을 28% 줄이는 데도 성공했다.
이러한 뛰어난 효과로 인해 키트루다는 지난해 약 33조 원어치가 팔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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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 약물도 이번 학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암 잡는 유도 미사일'로 불리는 ADC는 암세포만을 정확히 찾아가 공격하는 혁신적인 약물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본 다이치산쿄가 공동 개발한 ADC 약물 '에너투'는 뇌로 전이된 유방암 환자의 90% 이상을 1년 이상 생존하게 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일반적으로 유방암이 뇌로 전이된 환자의 절반 이상은 8개월을 넘기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결과의 의미가 더욱 크다.


면역항암제의 경우, 이번 학회에서 초기 치료부터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정상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약물이다.
암세포는 일종의 '가짜 통행증'을 만들어 면역체계의 공격을 피하는데, 면역항암제는 이를 무력화시켜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할 수 있게 한다.
초기에는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나,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들은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이번 학회에 참가했으나, 지난 몇 년에 비해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재작년 HLB의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이 역대 진행성 간암 환자 대상 임상시험 중 가장 긴 생존 기간을 기록했고, 작년에는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기존 표준 치료법에 못지않은 효능을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특히 렉라자는 지난달 국산 항암제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들 약물의 후속 연구 결과와 초기 단계의 연구 결과 위주로 발표가 이뤄져, 이전만큼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유럽종양학회는 매년 9월에서 10월 사이 유럽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되는 세계 3대 암 학회 중 하나다.
다른 두 학회인 미국암학회(AACR)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함께 항암제 개발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학술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열리는 유일한 대규모 암 학회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


이번 학회 결과는 암 치료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말기 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크게 높이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다.
ADC와 면역항암제를 비롯한 혁신적인 치료법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암 환자들의 생존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인 치료법들의 높은 비용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많은 환자들이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과 함께 이를 더 많은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경제적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럽종양학회는 암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말기 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크게 높이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더 많은 암 환자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고 생존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암 정복의 꿈이 한 걸음 더 가까워진 학회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편집자주아시아경제의 경제 팟캐스트 'AK라디오'에서 듣기도 가능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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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기자 [email protected]
이미리 P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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