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탈취하려는 적대적 합병 끝까지 막아내야 국익 지킨다 techholic 등록일 2024-09-27 12:30 조회수 160

고려아연 탈취하려는 적대적 합병 끝까지 막아내야 국익 지킨다 …

M 최고관리자 0 27

[테크홀릭]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연합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강력한 공격을 펼치는 모습이 국익을 해치고 주식시장을 왜곡하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는 안팎의 비난이 거세다.

사건의 시초는 지난 13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지분 6.68~14.61%와 영풍정밀의 지분을 최대 43.43%를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50만 원대에서 70만원을 단숨에 넘어섰다. 영풍정밀 역시 9000원대에서 2만원을 돌파했다.

당장 주주들의 반발서부터 사외이사들의 반발이 쏟아져 나오고 언론들까지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영풍·MBK의 적대적 M&A가 주주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점이다.

특히 투기자본 MBK가 경영권 취득시 국가기간산업의 핵심 역량이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대단히 크다는 점도 우려할 만한 일이다.

증권가에선 영풍이 독자 생존 능력도 없고 고려아연 경쟁력에 의존해야 하는 허약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쩐의 전쟁에 끼어들어 기업 평판도 나빠지고 국내 증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볼썽 사나운 ‘쩐’의 횡포 사태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3일, 고려아연의 지분 6.68%에서 최대 14.61%까지 공개적으로 매입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영풍정밀의 지분도 최대 43.43%를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하며 본격적인 경영권 다툼의 서막을 열었다. ​

MBK와 영풍이 당당하게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선 이유는 글로절 정상 수준인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이다. 당장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75만원으로 상향하면서 고려아연측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26일 MBK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주식회사 보통주 공개매수 공고(정정)'를 내고 공개매수가를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 올린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쩐의 전쟁’에 돌입한 것이다. MBK측은 고려아연측이 힘을 얻어 방어에 나서지 않도록 밀어붙이려는 것이 분명하다.

MBK파트너스는 아시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사모펀드 중 하나로 세계 3대 PEF 중 하나인 칼라일에서 독립한 김병주가 2005년 설립했다. 2024년 기준 300억 달러(약 40조 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고 투자 기업의 매출 합계는 490억 달러(약 63조 원)에 이르며 투자 기업의 고용 인원 수는 37만 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한편 고려아연(高麗亞鉛) 주식회사는 대한민국의 코스피200 종목에 포함된 비철금속제련 업체다. 철강제의 보호피막으로 사용되는 아연과 납(연)을 중심으로 18종의 비철금속 100만여 톤을 생산한다. 영풍그룹의 주력계열사이기도 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 90%에 달한다.​

대표이사 회장은 최윤범으로 창업주 최기호의 손자이며 콜롬비아대학원(법학박사) 로스쿨을 졸업한 수재다. 당연히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를 좌시하지 않고 즉각 대응에 나섰다.

우선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회사가 보유한 2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가공 기술에 관한 국가 핵심 기술 판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것은 고려아연이 국가 핵심 기술 보유 기업이 되면 정부 승인을 받아야만 외국 기업에 매각할 수 있기 때문에 고려아연측이 제때에 중요한 신청을 해낸 것으로 여겨진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은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보호조치 의무가 있으며, 국가핵심기술을 수출하거나 기술보유기관이 인수합병(M&A) 등 외국인투자 진행 때에는 정부의 사전심의를 받아야 하기에 산업부의 현명하고 신속한 판단이 요구된다. 차일피일 심사를 미루다가 적대적 합병이 실현되고 나면 되돌리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편 경영권 방어는 쉽지 않은 전쟁을 겪어야만 가능하다. 이번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당초 종료일은 10월 6일이지만 일요일에는 장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4일인 금요일 오후 3시30분까지만 방어가 가능하다. 최 회장 측이 대응할 수 있는 기간은 단 5거래일뿐이고 기간이 촉박한 것이 사실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2000억원의 기업어음(CP)를 발행했다. 27일에도 추가로 2000억원의 CP를 발행할 계획이다.

무차입 경영으로 유명한 데다 현금성자산이 풍부해 CP 발행 유인이 없는 고려아연이 갑작스럽게 단기자금을 조달한 것은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이다.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 가격 상향에 대비하고, 우호 세력에 대한 자금 대여 가능성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려아연의 CP 발행 직후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이 공개매수가를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린 것은 최윤범 회장 입장에서 공개매수 목표 수량을 저지하기 위해 1조원대 이상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지우기 위해서이다.

최 회장 측은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선언 직후부터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화에 협력 요청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계 PE 베인캐피털과도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나 한국투자증권이 백기사로 나선다면, 최 회장 입장에서 대항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장담하기는 어렵다. 일정이 너무 촉박해서다.

대항 공개매수는 공개매수 기간 중에 가능하기 때문에, 대항 공개매수를 신고할 시간은 아직 있으나 대항 공개매수가 나오면 공개매수자가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거나 공개매수 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 쉽지 않은 공방전이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MBK의 경영이 현실화 할 경우 핵심 엔지니어 전원이 퇴사하겠다”고 공개 반발하면서 “영풍·MBK 측에 회사가 넘어가게 되면 우리 기술자들은 안 갈 것이다. 다 그만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도 우려가 크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차지하면 인력 누수는 불보득 뻔한 일이고 우리나라의 핵심 기술이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익에 위배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H사 애널리스트는 돈으로 경영권을 뺏고 덩치나 기업 상황이 더 좋은 회사를 상태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남기며 나쁜 선례를 만들어 둔다면 국가 산업 경쟁력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내부 관계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MBK의 주장과 달리 영풍과 고려아연의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한 건 영풍이 석포제련소의 폐기물을 떠넘기려 한 데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방어에 총력전을 펼치는 주주 임직원 사외이사들

한편 주주와 사내 임직원과 사외이사들까지 모두 똘똘 뭉치고 있다.

사외이사들은 “고려아연은 전현직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에 올랐으며 대한민국 정부가 적극 육성하고 있는 미래 전략 산업인 2차전지와 신재생 에너지, 자원순환 등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기술 독립, 기업경쟁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라면서 이를 흔들어 대는 것은 기업 문화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외이사들은 영풍을 향해 “ESG 리스크와 대규모 적자로 독자적인 생존 능력 없고 고려아연의 경쟁력에 의존하는 기업”이라며 “최근 중대재해 사고로 대표이사 2명 전원이 구속되어 사내이사가 전혀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환경오염 사고로 인해 환경부와 영업정지처분 취소소송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하는 등 회사 경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 이런 기업이 경영권을 쥐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고 지적했다.

또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도 '단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투기자본'이라고 규정하고 국가적인 핵심기술과 역량이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정치권도 장외에서 강력한 여론전과 함께 적대적 합병을 저지하고 나섰다.

민병덕·박희승·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BHC, ING생명, 한국타이어 등에 이어 이번에는 고려아연에 대해 약탈적 M&A를 시도하고 있다”며 “투기자본 이익에만 충실한 채 기업과 지역, 근로자의 생존권을 파괴하는 행태에 강하게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들 의원은 “MBK파트너스가 중국계 자본까지 등에 업고 고려아연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자본과 관련 기업이 고려아연을 인수하면 세계 1위 기업의 독보적인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핵심 인력의 이탈도 가속화할 것”이라며 “MBK파트너스의 M&A가 성공하면 인력 감축과 노동조합 파업, 이로 인한 각종 금속 생산 차질 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선 자본으로 적대적 합병을 시도하는 경우가는 많지만 기업 거래의 정도(正道)를 지켜야 주주나 일반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서 이번 적대적 합병이 성공하면 한국 기업시장에 아주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되기 때문에 민관의 협력을 통해 이를 반드시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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