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발기금,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대상으로도 부과해야"

"방발기금,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대상으로도 부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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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선훈 기자 방발기금 토론회
23일 국회에서 열린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방발기금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윤선훈 기자] 

통신·방송 사업자들이 내는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의 부과 대상을 현재 논의되고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물론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내년 책정된 방발기금이 올해 대비 약 30%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서 큰 이익을 거두는 글로벌 기업들이 보다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23일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국회서 열린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방발기금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대학원 교수는 "국내 방송통신·미디어 시장의 공급망 중 어느 사업자가 시장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지 조망할 때"라며 "그런 점에서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내 방송·미디어 사업자들도 클라우드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등 클라우드가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이 관련 산업에 대한 직접 투자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김 교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특정 사업자가 70% 가까운 독점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완전경쟁 시장으로 간주되는 방송·미디어 시장과는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짚기도 했다.
사실상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희 교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2022년 기준 5조8000억원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해외 클라우드 기업의 시장점유율과 방발기금 징수율 중간값인 매출의 3%를 반영하면 약 1400억원의 방발기금을 걷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김 교수는 독일·스페인·벨기에 등의 사례를 들며, 국내 ICT·미디어 산업에 대한 직접투자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기금 등의 방식으로 간접투자를 하도록 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OTT 사업자에게도 방발기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용희 교수는 OTT 사업자에게 방발기금을 부과할 경우 기대 수익보다는 투자 감소로 인한 사회경제적 효과 감소가 더 클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방송채널(PP) 사업자들을 대변하는 한국PP진흥협회의 김세원 정책실장은 "방발기금은 특정한 사업자에게 배타적 사업권리를 부여함으로써 발생하는 초과이익의 환수"라며 "단지 매출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기금 부과 의무를 지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허가를 받아 사업권을 부여받은 방송·통신 사업자와 OTT 사이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지상파·유료방송 업계는 OTT 사업자들도 방발기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상석 한국방송협회 사무총장은 "미디어가 융합되면서 시장·기술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고 이에 맞춰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의 수평적 규제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며 "서비스 성격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미디어 그룹 내에서는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IPTV산업협회 역시 방발기금 부과 대상을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OTT 사업자로 한정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글로벌 미디어 빅테크에 대한 기금 부과는 글로벌 표준"이라며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방발기금 징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송·미디어업계의 방발기금에 대한 '샅바 싸움'은 수년 전부터 지속돼 왔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OTT 사업자들이 빠르게 몸집을 불리면서 그 반대급부로 그간 방발기금을 납부하던 지상파·케이블TV·IPTV 업체들은 나란히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이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OTT 사업자들도 마찬가지로 방발기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도 방발기금을 올해보다 30.1% 감소된 8753억원으로 책정하는 등 방발기금이 감소 추세라는 점은 이러한 논의를 더욱 부추겼다.
1차적으로 지상파·종편·유료방송 등 방송업계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이들이 납부하는 방발기금도 줄었다.
또 정부가 통신사에 주파수를 할당해 받는 할당대가가 방발기금의 주된 수익원인데, 최근 통신사들이 새로운 주파수를 구하는 데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방발기금 증대를 위한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OTT를 넘어 클라우드 사업자로까지 논의가 확대된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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