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 다가오는 10월의 분수령을 어떻게 넘느냐가 문제다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 다가오는 10월의 분수령을 어떻게 넘느냐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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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글·사진 이상배 전문기자]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현안 질의장으로 향하던 문체위 모 위원이 많은 기자들이 취재하는 모습을 보며 “문체위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을까”라는 한마디 멘트가 현장 분위기를 잘 대변하고 있었다.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현안 질의 핵심은 ‘홍명보 축구국가대표 선임 과정’과 ‘정몽규 회장 4선 도전’ 문제로 압축할 수 있는데, 이러한 쟁점에 대해 팬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관심사가 지대했던 만큼 보도 매체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모든 관심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명보 축구국가대표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등 증인과 참고들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냐”였다.

현직 축구국가대표 감독이 국회에 불려나온 것은 최초의 일이어서 더욱 관심이 많은 가운데 국회 상임위에서 자주 나타나는 ‘대립된 논쟁의 모습’보다는 여야 의원들이 모처럼 ‘한목소리’로 증인들을 향해 질타하는 모습은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가 핵심인데 이러한 핵심 내용은 풀지 못하고, 의혹만 남긴 상황으로 가는 국면에 대해서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 게 아닌가 싶다.
정몽규 회장, 홍명보 감독, 이임생 위원장은 선방한 모습이었고, 오히려 문체위원들이 역부족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이 돼버렸다.

현안 질의 시작부터 자료 제출을 하지 않는다고 질타가 쏟아졌는데, 사실 기관에서 자료를 주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제대로 질의할 수 없는 구조임은 분명하다.
국회에서 자료 제출을 받지 못하면 일반적인 자료와 제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는 대부분 중요한 자료를 개인정보보호와 내부 기밀이라는 이유를 들어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니 보다 공세적인 질의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석한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등의 증인들은 반복적으로 모호한 답변과 문제가 없다 혹은 동문서답식으로 일관했다.
이해하지 못할 답변을 해도 위원들의 결정적인 역습 한방이 부족했던 것이다.
오히려 대한축구협회에 해명의 기회를 준 것이고, 의혹만 증폭시키고 말았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10차 회의가 끝난 후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의 돌연 사퇴, 이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전권을 받았다며 절차를 무시하고, 신속하게 진행한 상황에 이어 갑자기 홍명보 감독이 등장하는 모습은 누구도 쉽게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다.

더구나 홍명보 감독은 “나는 대표팀에 가지 않는다.
울산 팬들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불과 일주일 사이 모든 것이 뒤바뀐 상황이 돼버렸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정 회장이 전권을 줬다고 하지만 이 또한 석연치 않는 부분이다.

이러한 과정에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이 “근거가 될 만한 이사회 회의록이 있느냐”라고 질의했는데 처음에는 정 회장은 있다고 했지만 결국은 없었다.
결국 이해되지 않는 답변이 계속되자 대부분 문체위 위원들로부터 집중적인 비판을 받고 대한축구협회을 향해 ‘동네 계모임’보다 못하다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 정족수 문제와 전력강화위원회 11차 회의도 문제가 있기에 홍 감독 선임 절차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더군다나 ‘면접을 빵집에서 한 부분’과 ‘해당 빵집은 지인이 운영한다’는 등 웃지 못할 촌극 상황은 도저히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다.
결국 법인카드 내역 미제출로 인한 불필요한 ‘빵집 촌극’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더해 정 회장이 고려대 후배를 키우려 한다는 질의가 이어지고, 학교 파벌 문제까지 나오게 됐다.
4선 출마를 묻는 질의에 정 회장은 “내 미래에 대한 결정은 역사가 판단한다”며 즉답을 피하는 것을 보면 결국 출마한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반응이 없던 것으로 봐선 출마가 확실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홍 감독 역시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서 희생하고 봉사하겠다”고 언급하는 모습 속에는 전혀 물러날 의지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비록 선방을 했다고는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가 아직 진행 중이고, 그 결과가 내달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가 내달 중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현안 질의는 어쩌면 ‘예고편’에 불과할 수도 있다.

또한 현재까지 월드컵 최종예선 과정에서 아쉬운 1승 1무 성적이 홍 감독에게는 많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요르단과 이라크는 이번 최종예선에서 부담스러운 경쟁자들이다.
어쩌면 이중고에 직면한 상황이 아주 곤혹스러운 입장인데 자칫 분위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 예고편을 계기로 문체위원들은 국정감사에 더욱 치밀하고 철저하게 준비할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언급한 대한축구협회 2가지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해서 이른 시일 내 국민들이 이해하고 신뢰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보다 더 솔직하고 진실하게 답을 내놓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 어렵고,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가는 것이 명약관화하다.

2002년처럼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광화문 광장에 집결해 “대~한민국”을 힘차게 외치는 모습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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