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조용한 20년 조력자' 홍순기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오너4세' 허서홍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하는 임원인사를 27일 단행했다. 검증된 인재를 선임해 전진 배치하는 한편, 불황이 예상되는 사업 분야에 대해서는 위기 대응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날 GS그룹은 부회장 승진 1명, 대표이사 선임 7명(전환배치 1명 포함), 사장 승진 2명, 부사장 승진 5명, 전무 승진 7명, 상무 신규 선임 18명, 전환배치 2명 등 총 42명에 대한 2025년도 임원인사를 내정 발표했다. 이번 임원 인사는 계열사별 이사회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20년 조력자' 홍순기 사장, 부회장 승진…'오너4세' 대표 발탁
부회장으로 승진한 홍순기 ㈜GS 대표이사 사장은 GS 출범 후 20년간 조용히 조력하며 재무와 조직 전반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꼽힌다. 그는 1986년 호남정유에 입사한 이후 LG 구조조정본부를 거쳐 2004년 ㈜GS 출범과 함께 자리를 옮겨 업무지원팀장,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했다. 특히 2020년 대표이사로 선임돼 허태수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그룹의 경영 혁신을 안정적으로 보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사 측은 "홍 부회장 선임은 GS그룹 내 유일한 부회장으로서 불확실한 경영환경 하에서 어떠한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그룹 전반의 내실을 더욱 견고히 하는 동시에, 허태수 회장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래 성장 드라이브를 더욱 강력하게 뒷받침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의 대표이사 '오너 3세' 허연수 부회장이 용퇴하고, '오너 4세' 허서홍 경영전략SU장(부사장)을 내정한 것도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만하다. 허서홍 신임 대표는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GS 미래사업팀장을 역임했다. ㈜GS 재임 시 그룹 전반의 신사업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았고, 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 ‘휴젤’을 인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올해 GS리테일로 이동해 전략, 재무, 신사업 등 경영 전반을 관장했다.
유재영 GS파워 대표·여은주 GS스포츠 대표 사장 승진
이번 인사에서 유재영 GS파워 대표와 여은주 GS스포츠 대표도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GS파워 대표에 선임됐던 유 신임 사장은 부천과 안양 지역의 열병합발전 사업을 고도화하고 미래 전력시장 리더십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 GS스포츠 대표이사로 K리그 전성기를 이끌던 여 신임 사장은 우수 선수 영입과 뛰어난 경기력으로 FC서울 축구단의 성과를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
GS 그룹 내 발전사들의 최고 경영진도 대폭 교체됐다. 실시간 전력시장 도입, 전력가격 입찰제, 분산에너지법 등 전력 시장의 제도 개편이라는 거대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구축하도록 한 조치다.
핵심 발전사인 GS EPS의 대표에는 또 다른 발전사인 GS E&R의 대표를 맡고 있던 김석환 사장이 이동 선임돼 발전 시설 고도화를 비롯, 전력시장 전환기의 전략적 대응 임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GS E&R 신임 대표에는 김성원 부사장을, GS동해전력 신임 대표에는 황병소 전무를 임명했다. 신임 김성원 대표와 황병소 대표는 산업자원부 등 정부 부처에서 에너지 관련 전문성을 쌓은 후 민간 부문으로 이동했으며, 각각 2021년과 2022년 GS로 영입된 바 있는 인물이다.
신사업 분야서 '젊은 인재' 중용…외부 발탁도 눈길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는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중용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과 조직 전반의 미래 혁신을 이끌 내부와 외부의 인재를 적극 발탁한 것이 눈에 띈다.
파르나스호텔 대표이사인 여인창 전무는 탁월한 영업 실적과 고객기반 확대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한다. ㈜GS 업무지원팀장인 최누리 전무는 AI와 디지털 기술을 통해 그룹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면서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GS에너지의 LNG 전문가인 진형로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다.
GS리테일에서 홈쇼핑BU의 사업 혁신을 이끄는 박솔잎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슈퍼마켓 사업 턴어라운드를 성공시킨 정춘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편의점 사업부를 책임지기로 했다. GS엠비즈의 허철홍 부사장은 GS글로벌의 기획 신사업본부로 이동해 미래 전략과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
이밖에 GS에너지가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자원 개발과 트레이딩 전문가인 김진학 상무와 박종선 상무를 신규 보임했다. ㈜GS에서 비욘드 영역의 신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황재웅 상무와 GS E&R의 신재생에너지 자회사인 GS풍력발전 대표인 김수연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고, GS칼텍스에서 여수공장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한 송지호 공정기술부문장과 GS리테일 김요한 홈쇼핑DX부문장을 각각 상무로 발탁하는 등 신사업과 디지털 전환에 힘을 실었다.
네이버 사업개발센터 출신 이수현 상무가 GS리테일 전략부문장으로, 딜로이트 컨설턴트이자 SK이노베이션에서 탤런트담당으로 재직했던 지승영 상무가 GS건설 HR혁신팀장으로 영입됐다.
그룹 벤처투자전문회사인 GS벤처스 신임 대표로는 홍석현 부사장을 발령했다. 그동안 ㈜GS 미래사업팀장인 허준녕 부사장이 겸직하고 있던 GS벤처스에 신임 대표가 임명됨에 따라 허준녕 부사장은 GS그룹의 M&A 등 신사업 투자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불황' 석유화학·건설 재정비…조직 줄이고 직급 통합
정유·석유화학, 건설 등 당분간 어려운 업황이 예상되는 사업 조직에 대해서는 선제적 재정비를 고려한 인사를 단행했다. GS칼텍스의 경우 조직 구조를 효율화하고 운영 최적화에 힘을 쏟는 등 위기에 강한 조직으로의 변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건설 경기 불황 등 위기 극복에 매진하고 있는 GS건설은 사업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임원 조직을 통합하고 구조를 단순화하는 등의 조직 재정비를 도모했다. 기존 6개 사업본부를 3개 사업본부 체계로 줄이고, ‘본부-그룹-담당’의 수직적 임원 조직 계층을 ‘본부-부문’ 또는 ‘실-부문’의 2단계로 축소했다. 임원 직급도 기존 ‘전무’와 ‘부사장’을 ‘부사장’으로 통합해 의사소통을 효율화하기로 했다.
GS건설은 자회사인 자이C&A와 자이S&D의 신임 대표이사로 각각 신상철 부사장과 구본삼 부사장을 선임, 지난 1년여간 추진해 온 본업 중심의 기본 역량 강화와 조직문화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GS 관계자는 "당분간 어려운 업황이 예상되는 사업 영역에 대해 선제적인 조직 재정비를 하는 등 위기 대응력을 높여 향후 경기 회복 시 인력과 조직을 확대할 준비 차원"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