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사령탑 거듭난 김판곤 “샴페인 과격하게 맞아본 건 처음…박주영 선수 더 하겠다고 할 것 같다” [현장 일문일답]

우승 사령탑 거듭난 김판곤 “샴페인 과격하게 맞아본 건 처음…박주영 선수 더 하겠다고 할 것 같다” [현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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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박주영이 선수 더 하겠다고 할 것 같은데.”

이보다 완벽한 해피엔딩이 또 있을까. K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 3연패를 지휘한 김판곤 감독은 시즌 최종전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 의사를 밝힌 플레잉코치 박주영의 깜짝 활약에 미소 지으며 말했다.

김 감독의 울산 2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8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에서 4-2 대승했다.
이미 리그 우승을 확정한 울산은 최종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승점 72(21승9무8패)로 마감했다.

김 감독은 차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를 대비해 그동안 기회를 얻지 못한 젊은 선수를 대거 투입했다.
그리고 박주영 역시 홈 팬 앞에서 마지막 ‘현역 선수’로 나서도록 배려, 교체 명단에 뒀다.
애초 15분여 투입을 예고했는데 2-2로 맞선 후반 28분 수비수 심상민 대신 투입돼 원톱으로 뛰었다.

그는 후반 39분 아타루의 결승골을 절묘하게 어시스트한 데 이어 후반 44분엔 이청용의 패스를 쐐기포로 연결, 1골1도움 대활약을 펼쳤다.
게다가 이전까지 통산 공격포인트 99개였던 그는 두 개를 추가하며 극적으로 100개를 돌파했다.
국내 무대 통산 287번째 경기를 치르면서 77골24도움을 작성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박주영에게 이런 그림을 만들어주고 싶어 했다.
포인트가 99개여서 ‘15분 안에 해결하라’고 했는데 더 잘했다”고 웃었다.



그는 우승 시상식에서 선수의 헹가래를 받은 데 이어 샴페인 세례까지 받았다.
김 감독은 “이렇게 과격하게 샴페인을 맞아본 건 처음”이라며 “선수에게 고맙다.
이런 세리머니를 하는 날에 결과가 받쳐주지 않으면 반감이 되는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팬, 구단에도 감사하다.
행복한 날”이라고 했다.

지난 여름 A대표팀 사령탑으로 떠난 홍명보 감독 대신 소방수로 투입된 그는 4개월여 만에 ‘우승 사령탑’으로 거듭나며 지도자 인생의 새 이정표를 쓰게 됐다.

다음은 김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선수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그림을 만들었다.
울산HD 팬이 많이 찾아주셔서 정말 좋았다.
감독으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기쁘다.
울산 구단에도 감사하다.

- 박주영 플레잉코치의 은퇴를 말려야 하는거 아니냐.

걱정이다.
더 하겠다고 할 것 같은데.(웃음) 선수들이 이런 그림을 만들어주고 싶어 했다.
(공격)포인트가 99개여서 15분 안에 해결하라고 했는데 더 잘 한 것 같다.
어시스트와 득점까지. 더할 나위 없다.
역시 우리나라 대표팀, K리그에서 레전드답다.
가장 아름다운 엔딩이 아닐까.

- 우승 샴페인 맞아본 소감은?

이렇게 과격하게 맞아본 건 처음이다.
이렇게 하는 줄 모르고 옷도 준비 안 했다.
(웃음) 선수에게 고맙다.
이런 세리머니를 하는 날에 결과가 받쳐주지 않으면 반감이 된다.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울산 팬과 구단, 너무나 행복한 날이다.

- 차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등 중요한 경기가 이어지는데.

계산하고 들어왔다.
오늘은 배고프고, 힘들었던 동료가 한 번 나가서 마음껏 감독에게 팬에게 어필할 기회를 주고자 했다.
(차주) 화요일은 우리가 부족한 ACLE를 하는 날이다.
좋은 모습 보이고 그 다음에 중요한 코리아컵 결승도 있다.
마지막까지 달려보자고 선수와 얘기했다.
오늘까지 즐기고 내일부터 다시 잘 준비할 것이다.

- 울산에서 (1996년) 현역 시절 우승했다.
지도자로 우승 기분은?

1996년 우승할 땐 사실 주력 선수가 아니었다.
그때 기쁨이 많이 남아 있진 않은 것 같다.
감독하면서 우승 많이 했지만 K리그에서 한 건 큰 영광이다.
좋은 세리머니까지 하게 돼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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