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계획이 막연했는데 '미리 내 집' 당첨이 되자마자 결혼식장에 가서 계약했습니다. "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를 앞둔 이모씨는 17일 단지 내 주민 커뮤니티시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현재 행복주택에 살고 있는 예비 신혼부부인 이씨는 서울시의 ‘미리 내 집’에 당첨돼 조만간 이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다.
미리 내 집은 신혼부부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서울시의 주택정책이다. 오 시장이 2007년 내놓은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착안해 만들어져 ‘장기전세주택Ⅱ’로 불린다.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서울시의 첫 ‘미리 내 집’이다. 1만2032가구 가운데 300가구다. 전세 보증금은 전용면적 49㎡ 3억5000여만원, 59㎡ 4억2000여만원으로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7월 이뤄진 청약 평균 경쟁률은 60대 1에 달했다. 무자녀 대상 전용 49㎡의 경우 2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리 내 집’은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한 서울시 핵심 정책이기도 하다. 집 걱정 없이 자녀를 출산·양육할 수 있게 청약 공고일 이후 자녀가 태어나면 전세 기간을 연장해 준다. 자녀를 2명 이상 낳으면 20년 후에 살던 집을 시세보다 10~20% 저렴하게 살 수도 있다. 예비 입주자 김모씨는 "지난달에 둘째를 출산했는데, 서울시 미리 내 집 덕분에 거주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 간담회에 참석한 미리 내 집 당첨자들은 오 시장과 함께 자신들이 입주할 아파트 내부를 꼼꼼하게 살폈다. 단지 안에 조성된 대형 정원과 물놀이터를 비롯한 각종 아동시설, 주민 편의시설 등도 자세히 둘러봤다. 만삭인 부인과 함께 사전점검에 나선 한 입주 예정자는 "그동안 구축 아파트에 살다 보니 아이가 뛰어놀 놀이터가 부족했다"면서 "큰 아이와 곧 태어날 둘째에게 쾌적한 공간을 마련해 줄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서울시는 미리 내 집 정책이 신혼부부 주거, 나아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보고 공급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12월에는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성동구 용답동 청계SK뷰 △동대문구 용두동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 등에서 400여가구를 모집한다. 오 시장은 "시프트를 통해 주거 안정이 되면 더 많은 아이를 낳을 용기가 생긴다는 것을 확인하고, 미리 내 집 정책을 설계했다"면서 "미리 내 집으로 공급하는 물량을 늘려 주거 걱정을 하지 않는 서울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