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한풀이 홈런이었다.
역대 최다 2369경기 출장에도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지 못한 삼성 강민호(39)가 8회 결승포로 소원을 이뤘다. 삼성이 강민호의 한 방을 앞세워 9년 만에 KS 무대에 올랐다.
삼성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8회초 강민호가 손주영의 속구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긴 게 이날 경기 결승점이 됐다. PO 1차전부터 3차전까지 11타수 2안타. 이날도 홈런 전까지는 안타가 없었던 강민호가 정말 필요할 때 대형 아치를 그렸다.
삼성 선발 대니 레예스는 1차전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레예스는 110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3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1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승리 투수가 됐다. PO 시리즈 2경기 13.2이닝 평균자책점 0.66으로 괴력을 발휘했다. 레예스 이후 심창민 김재윤이 등판해 KS행을 확정 지었다.
이로써 삼성은 PO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정상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이룬 2015년 이후 9년 만에 다시 KS 무대에 섰다. 삼성은 오는 21일부터 KIA와 7전 4선승제 KS를 치른다.
3차전처럼 다시 투수전이었다. 디트릭 엔스와 레예스 모두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엔스는 4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치며 준PO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시속 150㎞대 속구와 우타자 몸쪽을 공략하는 컷패스트볼, 바깥쪽에 구사한 체인지업으로 삼성 오른손 타자를 봉쇄했다. 5회초 좌타자 김영웅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1사 2루에서 전병우와 이재현을 내리 범타 처리했다.
레예스도 막강했다. 강민호와 꾸준히 구종을 섞으면서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LG 좌타자에 맞서 몸쪽 컷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던졌고 결정구로 속구를 구사했다. 강한 구위와 다채로운 볼배합을 펼치며 PO 1차전 등판 후 5일을 쉰 효과를 증명했다.
엔스는 6회까지도 0의 행진을 이어갔다. 6회초 디아즈를 컷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총 103개의 공을 던지며 선발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레예스도 그대로 응수했다. 6회말 1사 1, 2루 위기에서 천금의 병살타를 유도했다. 신민재에게 2루 땅볼을 유도했고 4~6~3 더블플레이로 실점하지 않았다.
경기는 8회에 요동쳤다. 8회초 강민호가 7회초 삼자범퇴를 달성한 손주영을 공략했다. 볼카운트 3-1에서 손주영의 높게 제구된 속구를 놓치지 않았다. 갈증을 씻는 솔로포로 삼성에 천금 리드를 안겼다.
리드한 삼성은 불펜을 가동했다. 임창민이 8회말 1사 2루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9회말 김재윤이 등판해 세이브와 함께 PO 시리즈 승리를 완성했다.
LG는 PO 시리즈 내내 타선이 고전하며 2024년을 마쳤다. 엔스가 6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지만 타자들이 실투를 놓치면서 끝까지 침묵하고 말았다. 6회말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는데 신민재 병살타로 득점 실패. 8회말 1사 2루에서 박해민이 삼진, 대타 이영빈이 3루 땅볼로 물러났다.
지난해 통합우승. 올해 2연패를 노린 LG는 불펜진 불안과 지난해보다 떨어진 타선의 힘으로 최종 순위 3위에 그쳤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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