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점심에 양손을 수저 삼아 식사하는 일이 잦아졌다. 1만원으로 점심 한 끼 해결하기 어려울 만큼 외식 물가가 치솟다 보니 햄버거로 배를 채우는 것이다. 김씨는 "이전에는 '그 돈이면 차라리 국밥을 사 먹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밥은 저렴한 한 끼로 통했으나 이제는 옛말"이라며 "버거 프랜차이즈가 점심시간 할인을 제공하고 있어 버거를 먹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20일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에 따르면 오전 11시~오후 2시 할인가(약 12%)에 세트 메뉴를 판매하는 리아 런치의 올해 9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달의 경우 12% 뛰었다. 특히 회사가 밀집한 곳에 있는 매장의 점심 시간대 판매량이 증가세다. 분기별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시가지에 있는 매장의 올해 2~3분기 리아 런치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각각 약 5%, 12%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GRS는 고물가 상황에 리아 런치가 저렴한 한끼로 통하면서 판매량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다른 버거 프랜차이즈도 점심 값을 아끼려는 이들의 발길을 잡기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최근 맥런치 메뉴에 사이드를 더한 맥런치 플러스 세트를 선보였다. 버거는 빅맥과 더블 불고기 버거 중 선택할 수 있다. 사이드 메뉴는 치킨 맥너겟 4조각과 아이스크림 바닐라 선데이 아이스크림 중에서 고르면 된다. 버거킹도 시간·요일 제한 없이 인기 세트 메뉴 가격을 최대 6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 수요에 맞춰 메뉴 구성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 직장인들 사이에 버거가 주식이 된 것은 외식 물가 상승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소비자가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1만원으로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은 김밥, 자장면, 칼국수, 김치찌개백반 등 4개에 불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가 가격을 인상했더라도 1만원 이하로 해결할 수 있는 메뉴가 제한적이다 보니 버거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고물가가 이어지는 상황에 직장인들의 가성비 점심 선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