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공기가 코끝에 내려앉은 20일 오후 서울 잠실 한복판에 ‘겨울 왕국’이 펼쳐졌다. 월드몰 잔디광장 곳곳에 수놓인 전구들은 구름이 어둑하게 내려앉은 한낮을 환하게 밝혔고, 은은한 캐럴이 도시의 적막을 가득 채웠다. 빛을 뿜으며 돌아가는 회전목마에 탄 사람들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동심으로 되돌아간 모습이었다. 길따라 이어진 상점에는 스노우볼, 그릇, 오르골 등 각양각색의 소품들이 눈길을 끌고, 유럽식 소시지와 모락모락 김 나는 뱅쇼 향기가 후각을 자극했다. 한 켠에서는 저마다 사랑하는 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적어 ‘소원의 벽’에 걸며 한 해가 가는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다. 롯데백화점이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한 크리스마스 마켓(사진) 첫날 풍경이다. 내년 1월5일까지 열리는 이번 마켓은 2314㎡ 규모로 지난해보다 20%가량 커졌고 상점도 16개 늘어난 41개가 자리했다. 지난해 2023 롯데 크리스마스 마켓은 약 24만명에 이르는 방문객을 동원하며 롯데백화점의 연말 시그니처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도 유럽 정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명소로 입소문이 났다. 실제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3m 커진 22m짜리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는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인파로 긴 줄이 늘어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