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배추값이 치솟으면서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50개 넘는 상품이 동시에 동나는 대란까지 벌어졌다. 생육 부진으로 공급량이 줄어 치솟기 시작한 배추 가격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소비자들이 김장 대신 포장김치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대상 자사몰 정원e샵에서는 배추김치 총 42개 상품 중 5개를 제외하고 모두 일시 품절 상태다. 열무·파 김치 상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총 29개 상품 중 13개가 일시 품절이다. 대상은 '종가 김치'로 포장김치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포장김치 2위인 CJ제일제당의 CJ더마켓에서도 배추 김치 29개 상품 가운데 11개만 구매가 가능하다. 나머지는 전부 일시 품절 상태다. 포장김치 품절 대란은 배추값 폭등과 가구 변화가 맞물려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상품) 1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9383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6224원) 대비 51% 이상 증가한 셈이다. 여기에 1~2인 가구 증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배추 가격이 뛰면서 김장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소용량·소포장 김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소규모 가구의 증가도 포장김치 품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대상 종가 김치는 지난달 전체 김치 매출이 1년 전보다 1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폭염과 태풍으로 배추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을 넘어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특히 종가 포기김치, 종가 전라도포기김치, 종가 맛김치 등 배추김치 매출은 17% 급증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 역시 지난달 배추김치(포기배추김치·썰은배추김치) 매출이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또한 배추 가격이 더 상승한 이달에는 둘째 주까지 배추김치 매출이 1년 전보다 14% 늘었다. 대상 관계자는 "김장 김치가 떨어지고 캠핑이나 여행을 많이 가는 데다 배추 가격이 오르는 7~8월은 일반적으로 포장김치 판매 최성수기"라면서 "올여름에는 배춧값이 더 많이 올라 김치를 사 먹는 게 오히려 경제적이어서 수요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배추 가격 안정화를 위해 27일 중국산 배추 초도물량 16t을 들여올 계획이다. 이번 중국산 배추는 가정용이 아닌 외식업체, 식자재업체 등에 유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