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장기화에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이후 주춤했던 조미료 시장이 다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히 건강관리가 식품시장의 상수로 자리 잡으면서 합성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프리미엄 조미료가 시장 성장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14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오프라인 소매시장 조미료 매출액은 10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82억원)보다 5.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조미료 시장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며 성장했지만 2021년에는 장기화한 코로나19로 인해 밀키트가 성장하며 소폭 축소됐다. 하지만 이후 식재료와 외식물가가 급등하며 집밥 수요가 다시 증가하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확대된 집밥 문화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확대로 연결됐으며, 특히 최근 외식 비중이 줄어들고 HMR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홈쿡' 트렌드가 대세로 떠올랐다. 또 HMR을 그대로 조리해 먹는 수동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 식재료와 제품을 섞어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이에 따라 기호에 맞는 다양한 맛을 내기 위한 조미료 역시 홈쿡의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되면서 다양한 형태와 맛의 조미료 제품이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조미료 업체들이 MSG의 유해성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차세대 조미료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체재를 제시한 것도 시장 규모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화학조미료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해소되고 조미료의 안전성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인되면서 음식 조리에 드는 시간을 절약하고 쉽고 편리하게 맛을 낼 수 있는 가치상품으로 조미료가 인식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1세대(발효 조미료), 2세대(종합 일반 조미료) 조미료는 MSG의 감칠맛을 핵심으로 하는 식품이었던 반면 3세대에 이르면 종합 조미료이면서 원물을 살린 자연 조미료가 강조됐다. 이후 액상 발효 조미료인 4세대를 넘어 최근에는 비건 또는 합성첨가물 배제를 주요 콘셉트로 하는 프리미엄 조미료가 5세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건강관리가 식품시장 전반의 트렌드로 확실히 자리 잡은 만큼 향후 조미료 시장에도 원물 중심의 구체적인 맛을 내는 조미료, 액상 등 소스류와 유사한 제형의 조미료 제품 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시장 전반에 건강 트렌드가 반영되면서 조미료의 제형과 원료, 제조 방법에도 다양화가 이뤄지고, 프리미엄 이미지와 결합해 친자연적 조미료가 등장하고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K-푸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조미료 역시 세계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한류의 인기와 더불어 떡볶이, 불고기 등 한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음식을 쉽게 만들고 접할 수 있는 소스류와 조미료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조미료 제조사들은 현지 입맛을 고려한 다양한 맞춤형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구은모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