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한화오션이 전사적인 혁신을 통해 선진 안전 문화 구축에 나선다. 안전 예방 관련 상시 예산을 확대하고, 8500억원가량을 추가 투입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요인들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18일 안전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2026년까지 1조976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안전 예방을 위한 상시 예산은 매년 확대해 향후 3년간 1조1300억원을 편성한다. 올해는 지난해(3212억원)보다 288억원 증가한 3500억원을 투자한다. 2025년에는 3800억원, 2026년에는 4000억원까지 확대한다.
작업 현장에서 안전을 위협하는 잠재요인을 해결하기 위해 6개 분야에 같은 기간 총 846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조선소 전체 스마트 안전 시스템 구축(650억원) ▲선제적 노후 설비·장비 교체(7000억원) ▲선진 안전 문화 구축(90억원) ▲체험 교육 중심의 안전 아카데미 설립(500억원) ▲협력사 안전 지원 및 안전요원 확대(150억원)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정기적 안전 평가 및 안전 경영 수준 향상(70억) 등이다.
가장 많은 금액인 7000억원은 노후 설비 및 장비 교체에 사용된다. 단순히 노후화된 장비를 교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장비 교체 기준을 마련했다. 잠재적 위험이 예상되는 장비와 설비에 대해서는 노후화나 고장 여부와 관계없이 선제적으로 대폭 교체할 예정이다.
조선소 전체에 대한 종합적인 스마트 안전 시스템 구축을 위해 650억원을 투자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조선소 곳곳의 불안전한 상황이나 화재, 폭발, 누출 등 위험 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하도록 한다. 중장비 등 위험 장비에 대한 자동 안전 시스템, 선박 내부의 밀폐 공간 등 안전 취약지역에 대한 효과적인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한다. 보디캠,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 개인 안전 장비는 필요한 전 근로자들에게 지급한다.
매년 30억원을 투입해 선진 안전문화 구축을 위한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동료의 불안전한 행동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한화오션만의 신(新) 안전문화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의 안전문화 구축을 주도해 온 전문 안전 컨설팅 업체들(JMJ, DNV, Dupont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중 가장 적합한 최종 프로그램을 연말에 채택할 예정이다.
안전 체험 아카데미 설립을 위해 외부 주요 전문 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약 500억원을 투입한다. 한화오션은 근로자들의 안전 의식 및 지식 함양을 위해 안전 교육 방식을 체험 중심으로 변화를 줘, 근속 연수, 직종 등에 맞는 맞춤형 심화 체험 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협력사들과 안전한 작업 환경도 함께 조성해 나간다. 이를 위해 협력사들에 연간 50억원을 지원해 안전 전담자를 의무화한다. 기존 130명 규모의 현장 안전요원을 250명까지 확대한다. 이미 100명은 추가 충원돼 작업 현장에 배치됐다. 현재 70명 규모인 안전 관련 전문 자격증 보유 안전전문가 인원도 14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기존의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안전 관리를 위해 보다 철저하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재검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내·외부의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외부 전문가 및 관련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전 관리 시스템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 위해 회사의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성민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