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셜 알리익스프레스, 한국말로 '만능 알리익스프레스'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항상 저렴한 가격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싶습니다. "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최근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그룹 본사인 시시캠퍼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 내 알리익스프레스 사업의 목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떨어진다는 국내 소비자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검수를 철저히 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선보이겠다는 포부도 제시했다.
"韓 물류센터, 3년 내 운영 개시…M&A 통한 확장도 고려" 알리가 '만능 알리'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건 한국에서 사랑받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라고 레이 장 대표는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향후 3~5년 내 한국 소비자 중 알리를 써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 절반 이상이 되도록 하고 싶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알리에서 판매하는 상품에서 발암물질 등 유해 물질이 잇따라 검출돼 논란이 된 사례와 관련해서는 자체 모니터링에 더해 AI를 활용한 필터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유해 상품이 발견되면 즉시 알리 플랫폼에서 삭제하고, 해당 상품을 판매한 셀러에게는 페널티를 부여한다.
유해 물질이 검출되는 제품을 걸러내기 위한 샘플링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레이 장 대표는 "샘플링 테스트가 한국 기준에 부합할 때는 통과되지만, 미부합하면 제품 페이지가 삭제되거나 셀러가 불이익 처분을 받는다"면서 "앞으로도 한국의 여러 이해관계자와 더 많이 협력해 위해 제품을 감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 물류센터 구축과 관련해 현재 건립을 추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앞서 알리바바는 대형 물류센터 투자를 포함한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안을 우리 정부에 제출했다.
알리는 3년 내 가동을 목표로 국내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물류센터 부지와 완공, 가동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은 내년 상반기에 공개할 계획이다. 레이 장 대표는 "시설 규모 등은 정해진 게 없어 말할 수 없지만, 가장 선진화한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면서 "물류센터는 독자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기술이나 건설 등의 분야에서 한국 협력 파트너사와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물류센터 부지와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인천과 (경기) 평택뿐 아니라 더 많은 옵션을 논의 중"이라며 "부지를 구매해 물류센터를 직접 건설하는 방식과 기존 물류센터를 인수하는 방식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진 개인정보 보호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익명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정보를 익명 데이터로 처리해 유출 위험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레이 장 대표는 "(요구하는 개인정보를) 최소한의 범위로 한정하고 소비자 동의를 거쳐야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모든 개인정보는 거래 종료 시점으로부터 90일 이내에 모두 익명화 처리하고 배송 운송장의 이름과 휴대폰 번호, 주소 등의 정보에 대한 익명화 작업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유통기업에 대한 M&A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최근 이슈가 된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인수와 관련한 소문에 대해서는 "홈플러스와는 M&A와 관련된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글로벌 셀링'을 통해 한국 셀러들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뜻도 밝혔다. 해외에서 운영 중인 알리익스프레스 플랫폼에서 국내 셀러들의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레이 장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서 한국 제품을 전 세계에 판매하는 것을 구상 중"이라면서 "알리익스프레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간거래(B2B)와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등 전 세계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는 글로벌 셀링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이달 내 발표 예정인데, 우선 오는 25일 셀러들을 상대로 글로벌 셀링 론칭 간담회를 진행한다.
1988년생인 레이 장 대표는 2016년 알리바바그룹에 합류한 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근무했다. 그는 푸단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뒤 e커머스 운영, 비즈니스 관리와 전략 계획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다. 알리바바에 입사하기 전에는 중국 스타트업 '윤투(Yuntu)'에서 데이터운영팀 이사를, 미국 전자제품 e커머스 '뉴에그(Newegg)'에서 비즈니스 경영 리더를 맡았다.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에 진출한 2018년 10월부터 한국 법인을 이끌고 있다.
AI로 위해 상품 모니터링…지재권 보호 협력도 레이 장 대표에 앞서 사업 발표에 나선 카이푸 장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디지털커머스(AIDC) 부사장은 알리바바의 AI 활용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현재 알리바바 산하의 알리익스프레스, 라자다, 알리바바닷컴 등 e커머스 플랫폼들은 제품 상세페이지의 번역과 고객상담, 마케팅 등의 분야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위해성 제품이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이른바 '짝퉁' 제품의 모니터링에도 AI를 활용한다. 카이푸 장 부사장은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기 위해 AI를 전면 사용하고, 이를 활용해 제품 스크리닝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텍스트와 제품 이미지에 대한 스크리닝을 진행하는데,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로고의 경우 대부분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니엘 도허티 AIDC 상무이사는 가품 방지 등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알리가 기울이는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권리침해신고 시스템을 운영하는 동시에 각국 유관기관과 협력하는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이 발견되면 선제적으로 삭제 조치가 이뤄진다. 도허티 상무이사는 "권리침해로 삭제된 제품의 75%가 선제적으로 제거된 사례"라며 "특히 한국에서는 지식재산권 권리자가 접수한 신고 건수 대비 10배 이상의 상품 제거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항저우=이명환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