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토종AI] 투자 유치, '수익 실현'이 관건…정부, 더 과감한 지원 뒷받침돼야

[위기의 토종AI] 투자 유치, '수익 실현'이 관건…정부, 더 과감한 지원 뒷받침돼야 …

M 최고관리자 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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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스타트업들에 대한 민간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사진은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박람회 '넥스트라이즈 2024'. [사진=연합뉴스]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 투자 축소 원인은 자칫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에서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과 비교되는 미국, 일본, 독일 등 국가에서는 다양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배출 사례가 늘어남에도 현재까지 국내 AI스타트업 이름은 글로벌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시장에서는 '옥석 가리기'라는 평가도 있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국내 AI시장을 정부 지원책이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미국 스타트업 평가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일본 '사카나AI'가 지난 7월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인정받아 신규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창업 1년 만에 선정된 데다 일본에서 처음 AI 관련 유니콘 기업이 나왔다는 점에서 한국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2분기 기준 전 세계 AI 유니콘 기업이 221개에 이르는 가운데 미국(142개)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에서 유니콘 기업 배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한국 AI 기업들은 현재까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챗GPT 붐이 본격화되면서 AI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고 관련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역시 잇따랐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이러한 투자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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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이미 한두 번 투자를 받고 더 큰 규모로 후속 투자를 추진하는 기업들에 이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지속적인 사업 확대와 수반되는 비용을 감당하려면 후속 투자가 필수지만 녹록지 않다.
김세엽 셀렉트스타 대표는 "상당수 AI 기업들은 이전에 투자받았을 때 높게 책정된 기업가치가 있는데, 아직은 AI로 돈을 벌어들임으로써 투자자 입장에서 회수를 보장할 수 있는 기업이 별로 없다"며 "저금리에 주식시장 자체가 활성화된다면 그나마 낫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보니 단기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될 만한 곳들 위주로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 대상 B2C AI 서비스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기정 콕스웨이브 대표는 "AI 서비스를 하려면 데이터 처리에 따른 비용이 계속 나가는데 아직 수익화가 안 된 시점에서 비용까지 크다 보니 수익이 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들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워낙 경쟁력 있는 글로벌 AI 서비스들이 많고 이들이 투자를 유치하면 그쪽으로 투자금이 몰릴 테니 쉽지 않은 싸움"이라고 짚었다.
'될 만한' AI 스타트업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것도 공통적인 견해다.
고금리와 경기불황 등으로 투자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자들이 AI 분야에서도 빠른 서비스 상용화를 통한 수익화 시점을 더욱 면밀히 들여다보며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아직 국내 AI 스타트업 중 흑자를 달성했거나 단시간에 흑자를 낼 것으로 여겨지는 곳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생성 AI 붐 이후 여러 AI 스타트업들이 주목받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수익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유망한 AI 기업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보다 과감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AI 관련 종사자 수는 2019년 5824명에서 지난해 5만1425명(잠정)으로 약 9배 늘었다.
그만큼 이 시기 AI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AI 관련 업무를 하는 인력도 큰 폭으로 늘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 기간 정부의 AI R&D 예산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2019년 4211억원에서 2023년 8000억원으로 두 배 남짓 증액되는 데 그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연구개발(R&D) 예산 중 1조1000억원을 AI에 투자하기로 하며 올해보다 35.5% 늘렸다.
연간 AI R&D 예산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에는 3대 '게임체인저' 중 하나로 AI를 꼽으며 투자 확대도 예고했다.
다만 2조원 넘는 AI 투자 계획을 발표한 캐나다와 자국 AI 기업에 지난해까지 5년간 3조원 넘는 돈을 직접 쏟아부은 프랑스 정부에 비하면 여전히 아쉽다는 지적이다.
한편으로는 AI 스타트업들도 가치를 높이기 위한 더욱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원찬 서울대 인공지능대학원 교수는 "데이터 확보와 모델 개발에 있어 대기업과 적극적으로 상생·협력해야 한다"며 "또 AI모델의 경량화·가속화 솔루션, 광고·재난안전 등 AI 기술과 산업의 틈새 카테고리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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