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력↑·내연기관 개발·공동생산…손잡는 현대차·GM, 관전요소 셋

구매력↑·내연기관 개발·공동생산…손잡는 현대차·GM, 관전요소 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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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포괄적 협력’을 맺었다고 12일 발표했다.
구체적인 방식이나 분야, 전략을 공개하지 않고 구속력이 없는 업무협약(MOU) 수준이긴 하나 완성차 업계에선 이번 협력이 어떤 양상으로 흐를지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회사마다 수익성이 좋았던 가운데 전동화 전환에 쫓겨 우후죽순격으로 합종연횡이 불거졌는데, 최근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여파로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협력에서 눈에 띄는 점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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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협상력 높여 비용 절감

현실적으로 가장 빨리 협력하고 성과를 낼 만한 부분은 원자재를 같이 수급하는 방안을 찾기로 한 점이다.
원자재를 적절한 시기에, 합리적 가격에 수급하는 건 회사 경쟁력이나 수익성에 직결되는 분야다.
두 회사는 "배터리 원자재, 철강·기타 소재의 통합 소싱방안을 검토한다"고 했다.


통상 제조업에서 구매자는 ‘갑’의 위치인 경우가 많고 완성차 업종은 그 정도가 더하다.
연간 수백만 대 이상 완성차를 파는 현대차나 GM은 막강한 바잉파워를 갖지만 최근 전동화 시대에는 그렇지 못했다.


특히 배터리의 경우 전기차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부품인데 기초단위인 배터리 셀 생산업체나 각종 원자재 업체가 가격 등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우위에 서는 경우가 많았다.
몸집을 키워 이를 만회해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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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속도 조절에 내연기관 필요성↑

내연기관을 공동 개발하고 생산하기로 명시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그간 전동화 전환 흐름에 발맞춰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공유하거나, 신형 전기차 개발을 공동으로 하는 경우는 많았다.
가깝게는 2030년 전후로 내연기관 차량을 그만 내놓겠다고 공언한 완성차 제작사도 꽤 있다.
화석연료를 쓰는 엔진을 개발하거나 가다듬는 건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행태로 비쳤다.


이번에 현대차·GM이 내연기관 개발·생산에 협력하기로 한 건 최근 전기차 수요둔화가 오랜 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가격이 예상보다 더디게 떨어지고,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문제도 의지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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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나 포드, 스텔란티스 등 기존 미국·유럽의 전통 제작사는 신형 전기차 개발을 뒤로 미루거나 기존 출시했던 전기차 생산량을 줄였다.
도요타와 세계 1위를 다투는 독일 폭스바겐은 본국 공장 문을 닫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전동화 방향성은 맞는다고 보지만 당장 수익성이 곤두박질치면서 회사 존폐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급격한 전동화 전환이 중국 전기차 메이커에만 과실이 돌아가는 걸 최근 2, 3년간 지켜봤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과 중국에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이르면 후년부터 내놓기로 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역시 배기량을 키우거나 후륜 방식을 적용하는 등 더 가다듬고 있다.
GM으로선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부족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가다듬을 기회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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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공장 활용해 兆 단위 투자 아낀다

공동 개발과 함께 생산까지 협력하기로 합의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통상 최종 완성차 조립공장은 30만대 전후로 생산량이 뒷받침돼야 경제성을 갖는데, 이를 위해서는 수조 원 단위 투자가 필요하다.
수많은 협력업체가 함께 진출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공동생산이 이뤄진다면 현대차로선 미국을 중심으로 멕시코·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전반에 고르게 공장을 가진 GM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GM 역시 앞서 철수했던 유럽 지역이나 인도에서 현대차 시설을 쓸 수 있다.


완성차 현지생산은 운송료나 세금 등 비용 절감 차원에서 유리한 만큼,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
관건은 실제 양산라인을 준비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다.
다양한 차종을 같은 라인에서 제작하는 혼류생산은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니 부품수급 시스템을 촘촘히 갖춰야 한다.
공동 개발한 신차를 브랜드나 모델명만 달리해서 내놓는 방식도 시장 여건에 따라 악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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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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