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소매시장 규모가 30% 넘게 성장한 가운데 온라인쇼핑과 TV홈쇼핑 등의 성장 속도가 대형마트의 10배 수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통계청 소매판매액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4∼2023년 소매시장 변화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509조5000억원으로 2014년(382조3000억원)에 비해 33.3% 증가했다.
2021년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일시적인 반등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2∼4% 내외의 성장률을 보였다. 온라인쇼핑과 TV 홈쇼핑 등 무점포소매(12.6%)와 편의점(10.4%)이 시장 성장을 주도했고 슈퍼마켓(1.5%)과 대형마트(1.2%), 전문소매점(-0.4%)은 시장 평균 성장률(3.2%)을 밑돌며 고전했다.
코로나19 확산과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무점포소매와 편의점이 강세를 보였으나 대형마트는 1∼2인 가구 증가와 영업규제 장기화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태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무점포소매의 점유율이 2014년 11.8%에서 2023년 25.7%로 2배 이상으로 늘었고 편의점(3.3%→6.1%)과 면세점(2.2%→2.7%)도 시장 영역이 10년 전과 비교해 커졌다. 반면 전문 소매점(50.8%→36.9%)과 대형마트(8.7%→7.2%), 슈퍼마켓·잡화점(15.6%→13.4%) 등은 오히려 시장 점유율이 축소됐다.
지난해 소매 판매액에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차지한 비중(서비스 거래액 제외)은 31.9%로, 2017년(17.3%) 대비 84.8%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가구(34.2%)의 온라인 쇼핑 점유율이 가장 높았고, 컴퓨터·가전·전자·통신기기(33.0%), 서적·문구(31.5%), 신발·가방(30.6%), 화장품(25.3%), 의복(23.8%) 등의 순이었다.
음식료품의 온라인 점유율은 2017년 7.1%에서 2023년 18.5%로 크게 늘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로 대면 소비가 제한되고 온라인 식품에 대한 신뢰도가 개선되면서 이용이 편리한 '새벽배송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됐다"며 "음식료품의 온라인 점유율이 타 품목 대비 낮은 만큼 추가 상승 여력도 크다"고 분석했다.
소매 업태별 판매액 지수에선 대형마트(-13.5)와 슈퍼마켓(-13.7)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지방 상권과 오프라인 업태의 쇠퇴를 막기 위한 정책 개발과 더불어 오프라인 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정부가 올해 하반기에 발표하기로 한 유통산업 발전방안에 향후 10년간의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지원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