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처음으로 미국 인텔의 매출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예측됐다. 18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글로벌 반도체 업계(파운드리 제외)의 총 매출 예상치는 1758억6600만달러로, 2분기(1621억800만달러) 대비 8.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AI 랠리'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엔비디아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최대 매출을 올리며 점유율 1위(16.0%)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옴디아가 예상한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 규모는 281억300만달러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2분기(5~7월)에 매출 300억4000만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300억달러를 넘겼다고 밝혔다. 3분기(8~10월) 매출은 3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 매출로 217억12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직전 최대치인 2018년 3분기(210억1500만달러) 이후 6년 만의 최대 기록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매출 점유율은 12.3%로 2위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직전 최대치였던 올해 2분기 매출(116억6900만달러) 기록을 1개 분기 만에 새롭게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 예상치는 128억3400만달러(점유율 7.3%)로, 인텔을 제치고 전체 3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을 앞서는 것은 옴디아가 2002년부터 반도체 업계 매출을 집계해 발표한 이래 처음이다. 이는 AI 시장이 급성장하며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 PC 등 디바이스 수요 회복 부진과 고객사의 재고 소진 등을 이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3분기 실적 눈높이를 다소 낮추는 분위기다. 인텔은 올해 3분기에 전 분기(121억6000만달러) 대비 소폭 줄어든 121억3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치며 4위(점유율 6.9%)로 밀려날 것으로 예측됐다. 한때 삼성전자와 반도체 매출 1위를 놓고 다투던 인텔은 지난해 3분기 엔비디아에 1위를 내준 데 이어 지난해 4분기에는 삼성전자에 2위 자리도 내줬다. 최근에는 실적 부진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어 브로드컴이 퀄컴을 제치고 3분기 매출 5위로 한 계단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옴디아가 예상한 브로드컴의 3분기 매출은 84억5200만달러(점유율 4.8%)로, 퀄컴의 매출 예상치(82억6100만달러·점유율 4.7%)를 소폭 앞선다. 이어 마이크론 75억6100만달러(4.3%), AMD 66억2000만달러(3.8%), 애플 55억900만달러(3.1%), 인피니온 42억8700만달러(2.4%) 등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