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생활가전 사업부를 찾아 자사의 인공지능(AI) 가전의 미래 경쟁력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오후 수원 디지털시티를 찾아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과 오찬을 한 뒤 약 1시간30분에 걸쳐 가전제품의 핵심 부품과 미래 기술을 점검했다.
이 회장이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은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그는 이날 AI 기반 제품·기술 전시 공간을 둘러보고 전략 제품별 핵심 기술 개발 로드맵을 점검했다. 각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이건 우리의 독자 기술인가", "우리가 얼마나 앞서 있나", "이 기술을 개발하는 모멘텀이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제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진행 중인 제품 표준화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향후 적용 계획 등에 관심을 보였다. 분야별 경쟁사 현황와 지역별 주요 업체 현황 등도 보고받고 AI 가전 관련 전략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사용 경험 혁신과 미래 기술 조기 확보 등을 통해 '초격차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AI 가전의 원년으로 삼고 'AI 가전=삼성' 공식을 공고히 하는 데 힘쓰고 있다.
100주년을 맞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4'에는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참가해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와 다양한 AI 가전을 선보였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AI는 산업 혁신과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삶과 일하는 방식,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안전하고 혁신적이며 포용적인 AI를 만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3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를 찾아 노란 공 모양의 AI 반려로봇 '볼리' 시연을 본 뒤 "갤럭시 웨어러블 제품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해달라"며 "독거노인을 위한 기능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출시되는 모든 가전에 스크린을 내장하고 AI 기반 지능 가전으로 고객 사용 경험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IFA 2024' 기자간담회에서 "AI가 연결된 디바이스의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초개인화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모바일, TV, 생활가전 등 전 제품에 연결 경험을 아우를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이 회장이 DX 부문에 주문하는 사항을 묻자 "차별화된 제품, 소비자가 알아주고 인정하는 제품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 회장은 조만간 다른 사업장을 찾는 등 사업장을 순차적으로 돌며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추석 연휴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임직원을 격려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민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