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수요 증가에 따라 기업용 SSD(eSSD) 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낸드플래시 시장 선두주자 삼성전자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1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eSSD 매출은 57억384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52.7% 증가했다.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 GPU 플랫폼 배포 증가, AI 애플리케이션에 따른 저장 수요 증가, 서버 브랜드의 수요 급증으로 eSSD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 매출은 24억8000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39.2% 증가했다. 이 기간 점유율은 4.2%포인트(p) 하락했지만, 43.2%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트렌드포스는 "북미 재고 조정이 올해 초에 완료됐고, 기업들이 AI 스토리지 인프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eSSD 주문이 급증했다"며 "포괄적인 제품 라인업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한 삼성전자는 2분기 시장 리더로서의 지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1Tb 쿼드레벨셀(QLC) 9세대 V낸드를 업계 최초로 양산하는 등 eSSD 1인자 지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고성능 트리플레벨셀(TLC) 9세대 V낸드 최초 양산을 발표한 바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낸드 매출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674억 달러(약 90조 34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QLC가 낸드 출하량의 20%를 차지하고, 이 비중은 내년에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SK그룹(SK하이닉스+솔리다임) 매출은 전분기 대비 59.5% 늘어난 18억2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1.4%p 상승한 31.8%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이자 QLC eSSD의 최대 공급업체인 솔리다임도 AI 수요 급증으로 상당한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과 SK 등 우리 기업들의 합산 점유율만 75%에 달하는 셈이다. 마이크론의 eSSD 매출은 전분기 대비 108.8% 늘어난 7억8000만 달러를 기록, 13.6%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이어 키옥시아(8.5%), WD(웨스턴디지털, 2.9%) 순이다. 마이크론의 경우 대용량 SSD에 대한 주문이 증가함에 따라 제품 초점을 PCIe 인터페이스 제품으로 전환하고 있다. eSSD의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북미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서버 브랜드의 주문이 둔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eSSD 공급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전 분기 대비 계약 가격은 15% 상승하고 공급업체 매출은 20%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 2분기 글로벌 낸드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 감소했지만, 평균판매가격(ASP)은 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PC와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수준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격대가 높은 eSSD 제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업계 1위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매출은 ASP가 20% 상승하면서 전분기 대비 14.8% 증가한 62억 달러(약 8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3분기도 eSSD 가격 인상으로 매출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