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보는 통로를 넓히다'는 구절을 줄여 이름 붙여진 소보로(SOVORO)는 말소리를 문자로 번역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인공지능 기술 STT(Speech to Text)'를 활용해 청각장애인에게 실시간 자막 서비스를 제공한다. 청각장애인들에게 문자통역은 수어 못지않게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청각장애를 가진 고객들은 앱을 설치하자마자 가장 먼저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누구나 언제든지 활짝 필 수 있어. 젊잖애." 폐지를 줍던 어르신께 펜을 드렸더니 'Z세대' 청년들이 겪는 고민에 삐뚤한 글씨로 꾹꾹 눌러 담아 위로의 답장을 써서 보낸다. 편지는 세대 갈등 해소의 시작이 된다. 아립앤위립은 청년들이 보낸 고민에 어르신들이 그린 그림과 손글씨로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선 이렇듯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들과 단체, 정부, 학계, 시민사회 등 200여곳이 참가했다. 현장에는 130개의 전시 부스가 차려졌고 사회문제 해결과 이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관해 관심을 가진 일반 시민과 학생 등 6000여명이 방문해 전시를 둘러봤다.
대한상공회의소 등의 주최로 열린 사회적 가치 페스타는 재계에선 처음으로 진행되는 행사다. 이전까지 기업들이 한곳에 모여 사회적 가치 창출과 사회문제 해결을 논의하고 관련 사업, 제품 등을 선보인 행사는 없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올해 초 처음으로 제안하고 지난 7월에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열리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행사 명칭에 '제1회'를 넣은 만큼, 앞으로 매년 행사를 개최하는 쪽으로도 가닥을 잡았다. 대한상의는 "우리 기업들이 사회문제 어젠다에 이미 많이 관여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가치 페스타 행사는 복잡한 사회 문제들을 매번 정부가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을 포함한 모든 주체가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며 힘을 보탰다. 국민통합위원회, SOVAC, 현대해상, 코오롱, 코엑스, 한국경영학회는 대한상의와 공동 주최로 참여했다. 기후행동, 책임소비와 생산, 불평등 해소를 위해 2012년 설립된 네덜란드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CEO)협의체 'DSGC'의 의장인 얀 페테르 발케넨더 전 네덜란드 총리도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축사를 통해 "사회적 가치 실천을 위한 한국의 도전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는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포럼, 미니 북토크, 전시, 마켓, 네트워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진행됐다. 대한민국 사회문제 지도도 발표됐다. 대한상의가 임펙트스퀘어와 함께 최근 사회적가치연구원의 국민 사회문제 인식조사와 대기업 97개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해서 만들었다. 각계를 대표하는 리더 140여명이 참여하는 리더스 서밋 행사도 열렸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 정계와 경제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석했다. 서밋은 '대한민국이 당면한 주요 사회문제와 이해관계자 협업 방안'을 주제로, 국민과 기업이 주목하고 있는 사회문제를 살피고 문제해결을 위한 각계 리더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제2회, 제3회 행사에도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려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분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