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SK하이닉스가 사상 처음으로 반도체 업계 거장인 인텔의 매출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8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글로벌 반도체 업계(파운드리 제외)의 총 매출 예상치는 1758억6600만 달러로, 2분기(1621억800만 달러) 대비 8.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 예상치는 128억3400만 달러(점유율 7.3%)로, 직전 최대치였던 올해 2분기 매출(116억6900만 달러)을 1개 분기 만에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약진은 AI 연산에 필수적인 HBM을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텔의 3분기 매출은 전분기(121억6000만 달러) 대비 소폭 줄어든 121억3400만 달러에 그치면서 점유율도 SK하이닉스에 밀린 4위(6.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매출 규모를 앞서는 것은 옴디아가 2002년부터 반도체 업계 매출을 집계해 발표한 이래 처음이다. 한때 삼성전자와 반도체 매출 1위를 놓고 다투던 인텔은 지난해 3분기 엔비디아에 1위를 내준 데 이어 지난해 4분기에는 삼성전자에 2위 자리도 내줬다. 최근에는 실적 부진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3분기에도 매출 1위는 엔비디아가 차지할 전망이다. 옴디아는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 규모를 281억300만 달러로 예상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2분기(5~7월)에 매출 300억4000만 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3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3분기(8~10월) 매출은 325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메모리반도체 1위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217억1200만 달러로 2위(12.3%)를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매출 추정치는 직전 최대치인 2018년 3분기(210억1500만 달러) 이후 6년 만의 최대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