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올림픽 후원 19년...기술 인력 우대가 1등 기업 삼성전자 만들었다

기능올림픽 후원 19년...기술 인력 우대가 1등 기업 삼성전자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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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 소재 그루파마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이 메달 시상을 위해 이동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명장을 우대하고 기술을 중시하는 삼성가의 전통은 이병철 창업회장에서 시작됐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창업회장은 한국과 한국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기술이 핵심인 '하이테크(최첨단)'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기술과 인재에 대한 과감한 투자만이 삼성전자가 미국·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창업회장은 <호암자전)을 통해 "막대한 설비투자가 들뿐더러 기술혁신 주기가 매우 짧은 반도체 생산에는 많은 위험이 뒤따른다"며 "하지만 그 위험을 뛰어넘어 성공을 쟁취해야만 삼성의 내일이 열린다고 나는 확신한다"고 회고했다.<br />
TV조차 제대로 못 만들어 해외 기술에 의지했던 한국 기업이 미래 성장을 위해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배경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기흥에 반도체 공장을 만들고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샤프에서 기초 기술을 배워 64K D램 개발에 나섰고 오늘날 1등 메모리 기업 삼성전자의 신화를 썼다.
이러한 창업회장의 기술중시 경영 철학 아래 삼성전자는 기능올림픽에 참가한 기능공들에 대한 지원에 일찍이 총력을 기울였다.
1980년대부터 다수의 삼성 관계사 기능공들이 기능올림픽 금메달을 수상하며 한국이 국내외 기능올림픽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창업회장의 기술중시 경영은 이건희 선대회장에 이르러 활짝 꽃을 피웠다.
삼성전자는 1993년 일본 메모리 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위 기업에 등극했고, 31년 넘게 왕좌를 지키고 있다.
승리의 원동력으로는 이 선대회장의 냉철한 판단력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1987년 반도체 다운턴(불황)에서 경쟁사가 설비 투자를 줄일 때 오히려 신규 라인을 증설하며 곧이어 찾아온 업턴(호황)에 누적 적자를 해소하고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하며 메모리 치킨게임의 승자가 됐다.
이 선대회장이 이렇게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배경에는 자사 기술력과 명장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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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 소재 그루파마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이 메달 수상자들과 셀피를 촬영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회장도 선대부터 이어져온 기술중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고졸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06년 일본의 한 기업을 방문했을 때 핵심 부품 공정에서 일하는 숙련공 대부분이 국제기능올림픽과 일본 내 기능대회 수상자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사내에 각종 기능대회 임직원 입상자 명단과 상패를 전시한 것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출장에서 돌아온 이 회장은 삼성의 기술 책임자에게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발전한 나라이고, 삼성도 제조업으로 성장한 회사다"라며 "하지만 기술 인력 육성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은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앞장서서 우수 기술 인력이 우대·존경받는 문화를 만들어야 기업과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며 "우수 기술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꿈과 희망을 만드는 일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지속 중인 삼성의 국내외 기능경기대회 후원이 시작된 순간이다.
삼성 계열사는 국제기능올림픽 외에도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하고 우수 고졸인재를 특별채용하고 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전기·디스플레이 등에 채용된 고졸 기술인재는 총 1600여 명에 달한다.
또 삼성 관계사는 2008년부터 매년 사내에서 기술 인재를 육성·발굴하기 위한 기술경진대회 '삼성국제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내 우수 기술인력을 선발해 대표이사 시상과 인사 가점을 제공함으로써 임직원들에게 기술력 향상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게 목표다.
이 회장은 올해 1월 서초사옥에서 열린 2024 삼성 명장 오찬 간담회에서 "기술 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미래는 기술 인재 확보와 육성에 달렸으며 기술 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현장 방문에서도 "젊은 기술 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라며 "혁신을 책임질 기술 인재를 항상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 회장의 노력에 외부 기술인재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보냈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리옹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을 찾자 한국 국가대표선수단은 이 회장의 깜짝 등장에 환호했다.
이 회장은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리고 악수를 나누는 등 약 5분간 선수단 전원을 축하했으며, 일부 선수들의 셀피 촬영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시상식 때에도 메카트로닉스 종목 은메달리스트인 김지한·신준호 선수 등 국가대표선수들에게 메달을 수여하며 기술인재들을 다시 한번 격려했다.
삼성 등의 지원에 힘입어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13개 △동메달 9개 △우수상 11개 등 49개 출전 종목 가운데 43개 종목에서 수상하며 종합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데이비드 호이 국제기능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기능올림픽의 가장 큰 성공 스토리는 한국"이라며 "한국은 기능올림픽을 통해 청년들이 서로 자극을 주고 경쟁하며 기술을 익히는 제도를 운영해 많은 숙련된 기술인력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재계에선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종목이 IT, 웹, 클라우드, 모바일, 로보틱스 등 인공지능(AI)과 연계된 첨단 기술의 비중이 높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과 한국이 AI 분야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토대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그 배경에 있다.
실제로 삼성은 올해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의 교육 대상자를 대졸에서 마이스터고 졸업생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가 AI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인재풀을 넓히려는 행보다.
삼성은 올해 10월 모집을 시작하는 'SSAFY 13기'부터 마이스터고 졸업생도 교육생으로 모집해 고졸 기술 인재가 AI·SW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마이스터고 학생 중 장학생을 선발해 방학 중 인턴 실습을 하고 졸업 후 삼성 계열사에 입사하는 ‘채용연계형 인턴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아주경제=강일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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