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 유통량 조작 의혹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된 장현국 부회장의 첫 재판이 이달 말 열린다.
이번 재판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가상자산이 어떻게 관리되고 투자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공개돼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법적 선례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위메이드가 위믹스 코인의 유동화와 관련해 고의적인 시장 조작을 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장 부회장과 위메이드 법인 첫 공판이 진행된다.

앞서 검찰은 장 부회장이 2022년 1월부터 2월까지 위믹스 코인 유동화를 중단하겠다고 허위로 발표한 뒤, 위메이드 주가 차익과 위믹스 코인 시세 하락 방지 등을 통해 이익을 취했다며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 재판에서 가장 큰 쟁점은 위믹스 코인의 실제 유통량을 위메이드가 의도적으로 조작했는가에 대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위메이드가 유통량을 낮게 발표해 위믹스 가치를 인위적으로 올리고 투자자들을 오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2020년부터 코인 유동화를 통해 약 29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으며 이를 다른 게임 회사 인수 등에 사용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실제 유통량이 다르다고 보고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허위 공지 여부도 쟁점이다.
장 부회장은 위믹스 추가 유동화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검찰은 그가 2022년 2월부터 10월까지 약 3000억원 상당의 위믹스 코인을 비공개 방식으로 계속 현금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이를 고의적이고 은밀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행위로 보고 있으며 허위 공지를 통해 시장을 안정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공지가 투자자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큰 만큼 재판에서 허위 공지의 고의성과 그로 인한 시장 교란 여부가 중요한 논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믹스 유동화 과정에서 사용된 금융 기법들의 합법성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
검찰은 장 부회장이 위믹스 코인을 펀드에 투자한 후 이를 스테이블코인(테더·USDT)으로 회수하거나, 위믹스 코인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은밀히 마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이런 기법들이 블록체인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합법적인 금융 수단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법원에서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주목된다.
이 방식이 일반적인 자산 운영 전략인지, 아니면 불법적인 자산 은닉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지가 이번 재판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재판은 위메이드와 장 부회장에게 커다란 시험대가 될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 방향과 규제 정책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단순한 유동화 여부를 넘어, 위믹스코인의 관리와 유통량 발표의 투명성,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정보의 신뢰성에 관한 것"이라며 "장 부회장과 위메이드가 이러한 금융 활동을 어떻게 설명할지, 법원이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