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기 실내공간 여유… 출력대비 가속감 경쾌 ‘페달 오조작 보조시스템’ 최초 탑재 장애물 앞 액셀 밟으니 스스로 멈춰 배터리 과충전 땐 출력·재시동 제어 방지턱 진동·고속 주행 소음은 아쉬워 월 판매 5000대 돌파… 50國 수출 시동
현대자동차가 최근 불거진 ‘전기차 포비아’에 ‘캐스퍼 일렉트릭’이라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배터리 화재에 대비한 과충전 방지 기술에 가속 페달 오조작 보조 시스템까지 그야말로 ‘안전’에 방점이 찍혔다. 이전보다 커진 사이즈와 알찬 배터리는 덤이다. 지난달 20일 경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주차장에서 마주한 캐스퍼 일렉트릭은 한눈에도 기존 내연기관 캐스퍼보다 컸다. 이전보다 전장(길이)과 전폭(너비)이 각각 230㎜, 15㎜ 늘었고,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축간거리(휠베이스)는 180㎜나 길어졌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크기가 커짐에 따라 내부 공간도 넓어졌다. 기존이라면 키 180㎝의 건장한 성인 남성에게 꽉 찼을 운전석이 캐스퍼 일렉트릭에서는 크게 몸을 뒤척이는 게 가능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외관. 현대자동차 제공 | 아이오닉5의 절반 수준인 84.5㎾(115마력)라는 작은 출력에 비해 주행이 가볍고 가속감이 경쾌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니 계기판은 금세 세 자릿수를 가리켰다. 고속 주행 시 소형차 특유의 붕 뜨는 느낌도 비교적 적었다. 배터리 탑재로 내연기관 캐스퍼보다 무게가 300㎏가량 더 나가고 무게중심이 낮은 것이 이유로 보인다. 주행감 자체도 준수하지만 캐스퍼 일렉트릭의 가장 큰 특징은 대폭 강화된 ‘안전 시스템’이다. 최근 벌어진 서울 시청역 역주행, 인천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 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우선 차량 앞에 장애물을 설치한 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니 차가 스스로 멈춘 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잘못 밟은 상태로 감지돼 보조 기능이 작동하는 중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디스플레이에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탑재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다. 실수로 가속 페달을 밟아 발생하는 비극적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배터리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설치돼 있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배터리 문제를 감지하면 출력제한과 재시동 금지, 충전 종료 등의 조처를 하며 배터리 개발 공정에도 현대가 직접 참여한다. 김동건 배터리셀개발실 실장은 시승 전 설명회에서 “근본적으로 배터리 개발 공정 전반을 개선했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HLI그린파워)가 생산한 배터리를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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