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나노소재를 활용해 암세포를 정확히 표적하고, 암세포 환경에서만 약물을 방출하는 새로운 약물 전달 플랫폼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는 생명공학과 노영훈 교수 연구팀이 연구한 '암세포 표적 치료를 위한 약물 전달 플랫폼' 개발 결과가 세계적인 학술지 '카보하이드레이트 폴리머(Carbohydrate Polymers)' 9월호에 게재됐다고 8일 밝혔다.
이 연구는 연세대 이유연 석사와 남건욱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김영민 박사, 양경직 박사, 김영목 학생, 오종원 교수는 공저자로, 노영훈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항암 치료에서 중요한 과제인 약물의 표적 전달과 부작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연구팀은 DNA 나노구조체와 나노셀룰로오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나노복합체를 개발해, 특정 암세포를 정밀하게 표적하고 암 조직의 산성 환경에서만 약물을 방출하는 차세대 항암 치료법을 제시했다.
암 치료에서는 약물이 건강한 조직을 훼손하지 않고 종양 부위로만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환경 변화에 반응해 특정 세포를 표적하고 약물을 방출하는 3D DNA 나노구조체가 사용되어 왔지만, 기존의 3D 나노구조체는 생체 내 불안정성과 낮은 약물 탑재량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전환복제기법(Rolling Circle Amplification)’으로 합성된 고분자형 DNA 나노구조체와 나노셀룰로오스를 결합하여 생체 내 안정성과 약물 전달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나노셀룰로오스는 식물에서 유래한 친환경 소재로, 세포 내 흡수율이 높고 생분해성이 뛰어나 약물 전달체로 적합하다. 연구팀은 나노셀룰로오스의 표면을 양전하로 개질해 음전하를 띠는 DNA 나노구조체와 정전기적으로 결합시킴으로써 성공적으로 나노복합체를 합성했다.
실험 결과, 나노복합체의 DNA 함량에 따라 생체 내 안정성, 세포 내 약물 전달 효율, 그리고 항암 치료 효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나노복합체가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표적하고, pH 감응성 약물 방출 기능을 통해 항암 치료 효과를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노영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정 질병 조직 부위에 표적-침투-약물 방출이 용이한 DNA-셀룰로오스 나노복합체를 도입해 부작용을 최소화한 항암 치료제 전달법을 제시하며, 항암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기여했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핵심 융복합 기법은 다양한 의료바이오 및 나노바이오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백종민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