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월드]"스킨은 올리브영써도 쿠션은 디올"…불황 모르는 명품 화장품

[럭셔리월드]"스킨은 올리브영써도 쿠션은 디올"…불황 모르는 명품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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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여파로 명품 가방과 패션 쪽은 매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으나 수입 명품 화장품 쪽은 불황을 비껴가는 분위기다.
가격대가 높은 가방이나 주얼리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고급스러움을 경험할 수 있는 상품을 고르는 이른바 '스몰 럭셔리' 수요가 이어진 덕분이다.
이에 따라 명품 화장품 회사들이 제품 가격을 올려도 성장세는 꺾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색조화장품 매출 신장률 25%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명품 뷰티 브랜드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최근 연간 기준 매출 신장률을 보면 2022년 15%, 지난해는 10% 수준이었다.
화장품 수요는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매출 증가 폭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집계된 매출에는 기초화장품(스킨, 로션, 크림, 세럼)과 색조 화장품(쿠션, 아이섀도, 아이라인, 립스틱), 향수 등 모든 매출이 포함됐다.


매출 기여도가 가장 큰 부분은 색조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같은 기간 색조 메이크업 명품 브랜드의 전년 대비 매출액 신장률은 25%로 지난해(20%)와 2022년(20%)의 신장률을 이미 뛰어넘었다.


색조는 향수나 기초 제품과 비교해 가격대가 낮아 접근성이 좋다.
예컨대 지난달 국내에 뷰티 제품을 선보인 프라다 뷰티는 '모노크롬 립스틱'은 6만원, '디멘셜 듀러블 멀티_이펙트 아이섀도'는 13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반면 기초화장품인 '어그멘티드 스킨 세럼'(30㎖)은 55만원에, '어그멘티드 스킨 크림'(60㎖)은 54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디올 제품도 마찬가지다.
'디올 포에버 쿠션 믹스&매치' 제품의 가격은 11만2000원, 기초 스킨케어와 연관된 '디올 프레스티지' 세럼은 39만9000원이다.


색조 제품은 명품을 구매하는 이유 중 하나인 과시성 수요와 연결된다.
'집에서 사용하는 스킨케어 제품은 올리브영에서 구매하고 밖에서 보이는 화장품은 명품 제품 중에서 구매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쿠션 제품이 대표적이다.
휴대가 쉬워 집 밖에서 화장을 고칠 때 많이 사용된다.
명품 화장품 회사들이 제공하는 사은품(파우치, 거울)을 받기 위해 제품을 구매하는 수요도 있다.
실제로 디올 뷰티는 이달 2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까나쥬' 카드 지갑을 사은품으로 제공해 구매 대란이 일어났다.


원가 10%인데…마케팅비로 가격 올리는 명품사

명품 회사들은 화장품 부문에서도 가격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샤넬과 디올, 로레알그룹(랑콤, 입생로랑, 키엘 등), 에스티로더( 라메르, 바비브라운 등) 등 백화점에 입점한 대부분의 수입 명품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했다.
수입 명품 화장품 회사들로 대체로 매년 한 차례씩 가격을 올리는데 대부분은 "원재료, 부자재와 인건비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반면 국내 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은 원부자재 인상 영향도 있지만, 명품 회사들이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장품 가격은 크게 원가 10~20%, 부자재 비용 30%, 마케팅 비용 50%로 나뉜다.
화장품 제조 과정에서는 명품과 명품이 아닌 제품 간 원가 차이가 크지 않다.
부자재도 포장재에 금박을 얼마나 더 많이 사용하는지에 따라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격차가 크게 벌어질 정도는 아니다.


실제 글로벌 브랜드를 고객사로 보유한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코스맥스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색조 제품류의 평균 가격은 2725원으로 2022년과 비교해 3원가량 감소했다.
평균 가격은 매출금액을 매출 수량으로 나눈 것으로 제품 1개의 원가를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마케팅비 명목으로 제품값을 인상해 매출을 높이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가격이 오르더라도 이를 구매하려는 수요는 충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체들은 정해진 가격대에 맞춰 제품을 만들어 주고, 브랜드별로 여기에 추가금을 붙여 판매하는 구조"라며 "원가보다는 마케팅 비용의 비중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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